성격의 장단점 찾기(Feat. ISFJ)
에너지의 방향
사람이나 사물을 인식하는 방식
판단의 근거
선호하는 생활양식
성격 유형은 각각의 선호 경향 결과(둘 중 더 높은 점수를 얻은 경향)에 맞춰 16가지 유형 중 하나로 나오게 된다. 예를 들어 I(내향형) 점수가 E(외향형) 보다 높게 나오면 I로 표기되며, 그렇다고 해서 본인에게 E(외향형) 성향이 아예 없다는 것은 아니다.
- 꼼꼼하고 섬세하다.
처음부터 자랑이냐고 하신다면 맞다. 내 성격의 중요한 장점 중 하나다. 하지만 어떻게 꼼꼼하고 섬세한지는 막상 설명하기 어려울 때가 많다. 꼼꼼함과 섬세함을 요하는 작업을 즐긴다는 표현이 더 정확하기 때문이다. 아직 초보지만 통계 데이터를 다루는 것도 흥미가 있고, 이전 글에서 다뤘던 데이터 라벨링 알바에 도전한 것도 같은 이유다. 모자라거나 부족한 부분을 채울 때 쾌감을 느낀다. 다른 사람을 챙겨줄 때의 보람이 크다.
- 돈, 시간, 감정 등의 낭비를 싫어한다.
낭비를 좋아하는 성격이 어디 있겠느냐마는 내 경우는 특히 예민한 편이다. 한정된 자원의 낭비는 언젠가 꼭 후회한다. 돈이야 말할 것도 없고 누군가 내 시간을 의미 없이 허비하게 하는 건 참을 수 없다. '게으른 완벽주의자'가 할 소리냐고? 내가 내 시간을 게으르게 보내는 건 최소한 내 선택이니까 후회해도 과거의 나에게만 탓하면 된다. 그만큼 게으름에 대한 가책도 많이 느낀다. 그렇지만 다른 사람이 내 자원을 낭비시키는 건 배려가 부족한 거다.
- 본인이 어디에든 도움이 되는 것을 좋아한다.
꼼꼼하고 섬세한 성격과 연관 지을 수 있다. 누군가를 도와줄 수 있는 쉬운 방법 중 하나가 사소한 챙김이다. 내가 조금만 신경 쓰면 주변 사람들을 도울 수 있다. 도와주는 걸 즐기는 사람을 크게 두 부류로 나눌 수 있는데 첫째는 아무 목적도 이유도 없이 정말 선심으로 도와주는 천사형 인간이고, 둘째는 누군가를 도와줌으로써 내 존재의 필요성을 확인받고자 하는 관심형 인간이다. 아쉽게도 내 경우는 후자라서 천사형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나의 존재를 인정하고 인정받는 건 나로부터 시작되기 때문에 관심형 인간은 한계에 부딪칠 수밖에 없다. 자존감이 중요한 이유다.
- 정해진 틀을 깨는 것을 망설인다.
좋게 말하면 신중한 성격이라고도 하지만 정도가 지나치면 발전도 더디다. 새로운 목표를 세우거나 변화를 결심하고도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오려 한다. 난 관성이 심한 사람이다. 그래서 평소에 조금씩이라도 변화를 주면서 익숙해지는 방법을 택하고 있다. 예컨대 글을 쓰면서 다양한 주제를 다루려고 한다.(물론 못 느끼셨을 수도 있다.) SNS에 브런치를 홍보하기 위한 포스팅을 할 때도 어떻게 하면 더 흥미를 끌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을 갖고 나름의 변화를 시도 중이다.
- 어떤 사람이 외적으로 이상형이어도 인성에 문제가 있다면 바로 정이 떨어진다.
내가 연예인을 덕질하지 않는 이유다. 그들의 인성에 문제가 있어서가 아니라 잘 모르기 때문에. 외적으로 이상형인 사람들은 정말 많다. 쌍꺼풀이 있어서, 이목구비가 커서, 피부가 하얘서(내 이상형을 말한 것 같지만 기분 탓이다.)가 아니라 다른 사람을 배려해주는 사람을 보면 마음이 간다. 반면 신이 내린 미모를 가지고 있어도 성격에 결함이 있다면 한 발짝도 다가가고 싶지 않다.
사람을 어떻게 16가지 유형으로 규정하냐고 반론을 제기할 수도 있다. 맞는 말이다. 지금까지 만난 사람 중에 성향이 비슷한 사람은 있어도 성격이 똑같다고 생각한 사람은 한 명도 없었으니까. MBTI 검사 결과를 가지고 '그 사람은 확실히 이렇다.'라고 단언하는 건 지양해야 한다. 하지만 MBTI가 과거부터 현재까지 인기를 끌고 있는 건 사람의 성격을 이해하는 '참고 자료'로써 다수의 공감과 인정을 받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MBTI에는 정답이 없고, 좋고 나쁨을 규정하지 않는다. 어렸을 때만 하더라도 내향적인 성격은 소심하다는 이유로 천대를 받았다. 숨겨야 하는 성향인 줄 알았다. 그러나 MBTI 검사가 활성화되면서 외향형과 내향형은 갖고 있는 경향의 차이일 뿐 각각 장단점을 갖고 있다는 사실이 널리 알려졌다. 내향형의 장점을 많은 사람들에게 공언해줬다. 내가 애써 포장하거나 감추지 않아도 되는 성격이 됐다. 그게 인정받았다는 것만으로 MBTI에 고마움을 느낀다.
MBTI는 말로 설명하기 어려웠던 내 성향에 대해 얘기해준다. 친구와 가족의 성격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게 도와준다. 이해의 힘은 생각보다 크다. 관계의 유지는 이해에서 온다고 했다. MBTI가 유행했던 것처럼 우리 사이의 이해심도 더 커졌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