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연에 대한 각오
내 나이 서른셋.
나이의 초반, 중반, 후반의 구분은 ㅅ받침으로 나뉜다고 한다.
초반은 하나, 둘
ㅅ받침이 들어가는 셋, 넷, 다섯, 여섯은 중반
그 이후 일곱, 여덟, 아홉은 후반.
나도 어느새 이십 대 후반과 삼십 대 초반을 지나 중반에 이르렀다.
나이에 따라 새로운 고민들이 생겨난다.
기존에 있던 고민들이 계속되기도 한다.
그동안은 일을 배우기에 바빴다면 앞으로는 지금까지 배운 것을 가지고 어떻게 나아가야 할지 고민한다.
20대에는 어떤 운동을 배울까 고민했다면, 이제는 건강을 지키기 위해… 아니 살기 위해 운동을 시작한다.
전에는 어떤 사람들과 술을 마실까 고민했다면, 지금은 다음날의 스케줄 그리고 어느 안주를 먹을지가 중요하다.
지금의 큰 고민은 담배이다. 나의 가장 큰 낙이자 벗이었던 담배…
마치 치명적으로 매력적이며, 같이 있으면 너무 즐겁지만 계속 함께하면 나를 파멸로 이끌 것 같은 나쁜 여인 같다…
연초를 지나 전자담배까지 이르러 아직도 끊지 못하고 업그레이드만 하며 계속 피웠다.
서른셋이 된 지금 담배와 함께한 지 10년이 넘었다.
평소에도 기관지가 안 좋았던 나는 20대에는 누구에게나 주어진 건강함으로 버텨왔지만
확실히 지금은 몸에서 부담을 느끼는 것 같다. 평소에 있던 비염이 더 심해졌다.
축농증과 천식 등 각종 기관지 질환으로 인해 끊어야 한다는 것은 진작에 알았지만.
버티고 버티고 버티다… 오늘 금연을 다시 한번 결심한다.
다 떨어진 담배를 사러 편의점에 가지 않고, 그 옆의 약국을 들러 금연껌을 샀다.
서른 중반 즈음에 끊어서
30대에 가장 잘한 일 중 하나가 되었으면 한다.
금연 D+1. 2023. 10.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