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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티아고 순례길(포르투갈길- 1일 차 to 발렌사

34km를 걷고 뻗었다

by ND

1일 차 새벽부터 길을 나선다 새벽 5시에 나왔다

나와서 순례길 코스로 향했다.

아직까지는 가로등이 있어 많이 어둡지는

않았다.

새벽에 보는 폰테드 리마 다리가 참 낭만적이었다.

이어서 첫 표식을 봤다

순례길 글들을 봤을 때 왜 그렇게 화살표를 찍나 했는데 반가워서 찍게 되는 거 같다.

이어서 나오는 위 사진의 문제의 길...

처음에는 길 가운데에 물이 조금 있길래 양 옆으로 피해서 가고 있었는데 점점 가다 보니 길에 물이

점점 더 많아져 길 전체가 물에 잠겨 있었다.

진짜 순례길 30분 만에 멘붕ㅠ

왼쪽 옆은 돌벽으로 막혀 있고 오른쪽은 높은 수풀로 막혀있는데 깜깜하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너무 무서웠다ㅠ

그러다 물 사이에 돌다리처럼 있길래 돌다리를 밟고 수풀 쪽으로 넘어가려고 하다가 뛰어넘어 밟은 돌이 쭉 내려가면서 넘어지고 발이 물에 잠기고 난리도 아니었다ㅠ

옛 속담이 틀린 게 하나 없다.

돌다리도 두들겨 보고 건너자ㅠ

위의 사진은 그 길을 탈출하고 찍은 사진이다.

얼른 해가 뜨기를 간절히 바랐다.

새벽에 출발하시는 분들은 다이소 해드랜턴 꼭 사세요 1000원 밖에 안 합니다!

처음에 가로등 있어서 밝네 하며 까불다가

물에 빠지고, 어두워서 사진 찍히지도 않는 숲길 걷는데 무서워 죽는 줄 알았습니다ㅠ

그래도 서서히 해가 떠오르는데 이렇게 반가울 수가 없었다. 해가 뜨기 전 새벽이 가장 어둡다는 얘기는 정말 공감했다.


길을 걷다 보니 본인의 물품들을 놓고 가는 장소들도 있었다. 짐이 무겁기도 하고, 필요한 다른 사람들에게 쓰라고 하는 것 같다.

나는 어릴 적부터 부모님이 물건 주워오는 거 아니라고 하도 겁을 줘서 아직도 길에 있는 물건들은 못 줍겠더라...

길을 가다 보니 물이 나오는 급수대도 종종 있었다. 하지만 까탈스러운 나는 그냥 사온 생수만 마셨다.

해가 좀 더 올라오자 아름다운 포르투갈 시골의 모습들도 점점 잘 보였다.

이어서 시골길 뿐만이 아니라 다리 밑 길도 나왔다.

포르투갈 와서 느끼는 거는 매연이 한국보다 심한 거 같다는 점.

이어서 나오는 숲길도 있었다.

다시 마을길들이 나오고 참 평화롭고 좋았다.

그리고 나오는 등산길ㅠ

순례길 어플에 이 길의 난이도가 별 3개였는데 등산이 포함돼서 그런 거 같다...

정말 그냥 등산을 해서 정상을 찍고 넘어가는

코스였다. 아래의 맨 아래 사진이 정상부근이었다.

이어서 계속 숲길이 이어졌다.

그런데 아직까지 순례객을 한 명도 못 봤다.

비수기라 사람이 적다고는 들었는데 정말 한 명도 없으니 좀 섭섭한 느낌이 들었다.

이어서 나오는 포도농장 길들

이 길을 지나다가 처음으로 순례객을 만났다.

그것도 한국인을 처음으로 만났다.

갓 전역해 복학을 앞둔 대학생 동생이었다.

그때부터 같이 걸으며 각자의 인생얘기를 했다.

그러다 카페가 있어 아점을 먹었다.

동생에게 순례길에 대해서 많이 배울 수 있었다. 예의도 바르고 성격도 너무 좋아서 많은 얘기를 하면서 가다 보니 덜 힘들었다.


길에 양, 말들이 자유롭게 살고 있는 목장들이

많았다. 행복지수가 높아 보였다.


길을 가면서 갈림길들이 참 많았다

오르막이나 힘들어서 가기 싫었는데 거의 대부분 그 길로 가라고 표시되어 있었다.

(아래의 사진과 무관)

이어서 계속 숲길과 마을 길들이 이어졌다.

그리고 25km를 넘어가면서부터 정말 힘들었다.

발바닥과 무릎, 6킬로 정도의 가방을 메고 있는 어깨가 무척 아려왔다.

거기에다가 숲길이 아닌 돌바닥은 정말 한발 한발 디딜 때마다 고통이 몰려왔다.

이제부터는 힘들어서 사진도 못 찍은 거 같다.

원래 스페인의 Tui라는 곳까지 가려고 했는데 37킬로 이상을 걸어야 해서 스페인 넘어가기 전 도시인 발렌사까지만 갔다.

같이 온 동생은 Tui까지 간다고 해서 갈림길에서 헤어졌다. 그래도 동생 덕분에 포기하지 않고 많이 올 수 있었다.


발렌사에서 알베르게(순례자를 위한 숙소)를 갔는데 닫혀있었다. 나의 체력은 이미 방전되었는데 억지로 어플을 통해 800미터 거리의 숙소를 찾아 거의 다리를 끌고 가며 도착했다.


숙소에 온 뒤 샤워를 싹 하고, 밀린 빨래를 한 뒤 저녁을 먹으러 나왔다.

숙소가 성 내부에 있어 조용하고 고즈넉했다.


저녁은 단백질 보충을 하기 위해 스테이크를 썰었다. 물론 맥주도 같이. 겉에 껍질은 바삭하고 간도 맛있게 되어 잘 먹고, 숙소로 갔다.

첫날의 교훈은 까불지 말자...

30킬로 이상의 거리는 진짜 무리다ㅠ

내일은 또 30킬로 이상 걸어야 하는데 너무 걱정이다... 중간에 버스나 택시를 타야 할 것 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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