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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시 봄날 Aug 05. 2019

저학년 독서교육 1.

먼저 책과 친해지게 하라.

책과 친해지기 


요즘 아이들은 한글을 일찍 깨친다. 글을 읽기 전부터 많은 책을 사주고 읽어주곤 하는데 대부분의 아이들이 그림책까지는 아주 좋아한다. 책을 읽어주면 아이는 그림을 보며 편안하게 내용을 음미하고 상상하고, 책을 읽어주는 사람과 교감하면서 안정감을 느낀다. 아이들에게 그림책은 공부가 아니고 놀잇감이다. 


이후 그림보다 글씨가 더 많은 책부터 점점 읽기 싫어하는 아이들이 있고 그보다 더 지나 그림이 별로 없는 책으로 넘어가면서부터 책을 읽기 싫어하는 아이들이 많다. 이런 현상은 부모 탓이 크다. 아직 책을 부담 없이 읽어나가기 힘든 아이에게 자꾸 책을 읽으라고 재촉하면서 모르는 글자가 나오면 자꾸 묻고 익히게 하려고 들기 때문이다. 일단 글을 읽기 시작하면 사실 몇 개월 차이가 날 뿐 곧 글을 잘 읽게 되는데 그 새를 못 참는 부모 때문에 아이들은 책을 싫어하게 될 수 있다. 그냥 꾹 참고 몇 달 더 읽어주길 바란다.


글씨를 잘 익힌 아이도 글씨만 가득 찬 책만 강요할 때 아이들은 책이 싫어진다. 아이들은 고학년이 되어서까지 표지나 중간에 간혹 있는 그림을 무척 유심히 보고 그것을 통해 많은 상상을 한다.(그렇기 때문에 적절한 그림이나 사진이 많은 책이 아이들에게 좋다.) 그림책에서 글씨 위주의 책으로 넘어갈 때에는 한동안은 가족이 도와주는 것이 좋다. 왼쪽 페이지는 엄마가, 오른쪽은 아이가 읽는 등 규칙을 정해 읽으면 어느새 이야기가 재미있어 푹 빠져들게 된다. 재미있는 말투로 실감 나게 읽어주는 것이 아이들을 책의 세계로 인도한다.


내가 하는 수업에서 가끔 저학년을 맡는데 다른 아이들이 읽어와서 재미있다며 서로 얘기를 하면 다음부터는 어떻게든 읽어와서 자신도 이야기하고 싶어 한다. 아이들은 조금만 자기가 안다 싶으면 서로 얘기하겠다고 난리이기 때문에 집에서도 책을 주제로 자주 대화를 나누는 것이 필요하다. 부모가 책의 내용을 언급하며 아이의 느낌에 공감해주고 맞장구를 쳐주면 책에 대한 대화를 즐거워하고 책도 좋아하게 된다.


부모가 먼저 책과 친해야 한다


자녀가 책과 친해지기 위해서는 부모가 먼저 책과 친해져야 한다. 독서 습관을 키우는 가장 좋은 방법은 부모가 쉬는 시간이나 잠들기 전에 독서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 부모가 책 읽는 것을 휴식으로 여긴다면 자녀도 자연히 책 읽기를 과제로 여기지 않고 휴식의 한 가지로 인식할 것이다.


독서가 시간을 내서 해야만 하는 일이 아니라, 자신이 하고 싶은 여가활동이 되면 가장 바람직하다.  아이 때문에 부모가 억지로 책을 읽는 것이 힘들 수도 있지만, 오히려 자녀교육도 하면서 부모도 독서를 통해 품격 높은 성인이 될 수도 있지 않은가?

자녀가 그림책을 보는 시기에 저녁마다 책을 읽어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었을 때 자녀의 하루 일정에 책을 읽는 시간을 안배하거나 여가 시간에 책을 읽으며 쉬도록 유도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족이 함께 도서관, 서점에 가기


가족이 함께 도서관에 다니는 것도 아이들이 책과 친해지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가족이 함께 도서관이나 서점에 가면 모두가 책을 볼 수밖에 없어 가족 모두의 관심과 화제는 책이 된다. 아이들이 책을 고르고 한참 보게 하면서 부모도 각자 읽고 싶은 책을 고르는 시간은 모두에게 행복한 시간이고 아이들 기억에 오래도록 남는 추억이 된다. 


서점은 비 오는 주말 나들이 장소로 아주 적합하다. 나는 아이들에게 일정 시간을 주고 꼭 사고 싶은 책을 2권만 고르게 했다. 시간이 좀 지나면 아이들은 아예 서점 바닥에 앉아서 책을 읽고 있는데, 집에 갈 때까지 책을 많이 못 볼까 봐 고른 책을 옆에 세워두고 눈은 너무나 바쁘다. 

아이들은 자신이 고른 책을 읽는 것을 무척 좋아한다. 사실 그들이 고른 책은 엄마들이 권하고 싶은 책과는 거리가 있는 경우가 많다. 가끔 조악한 내용의 책을 고르거나 자신에게 수준이 맞지 않는 책을 골라서이다. 하지만 자신이 고른 책 2권 중 한 권정도는 엄마 기대에 미치지 못해도 사준다. 그리고 부모가 골라준 책 1권과 함께 세 권씩 사주곤 했는데, 돌아오는 차 안에서는 사지는 못해도 흥미로웠던 책에 대해 이야기꽃을 피우게 된다. 그리고 자신이 고른 책은 거의 꼭 읽게 되며 책을 고르는 눈도 길러지게 되는 좋은 나들이이다. 또한 부모도 자신의 책을 고르면서 계속 책을 읽는 어른으로 성장할 수 있으니 일석이조이다.


나도 요즘은 인터넷으로 책을 구입하고 고른다. 그러다 보니 서점에 가는 일이 적다. 하지만 서점에 가면 지적 자극이 충만해져서 읽고 싶은 책이 너무나 많아진다. 아이들도 마찬가지이다. 책이 많은 곳에서 책 욕심이 생기고, 책을 고르는 눈도 기를 수 있고, 서점이나 도서관이 가고 싶은 곳이 되며 곧 아이는 독서를 좋아하는 아이로 성장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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