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심

by 희딤

나는 종종 스스로를 의심한다. 전반적으로는 가치관, 삶의 방향성 그리고 타인을 대하는 태도 등. 내가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이 옳은지 많이 고민하는 편이다. 옳고 그름을 분별하는 것이 어떠한 기준인지도 잘 모르겠다. 어떤 시점에는 옳았던 일도 다른 시점에서는 틀린 것이 되어버린다. 과거 내가 한 선택이 현재는 후회로 다가올 때가 있고, 오늘의 신념이 내일은 아무것도 아닐 때가 있다. 그것은 나의 내면이 단단하지 못해서 일까. 나의 사유의 방식이 너무도 얕아서 일까. 이 순간마저 또 나를 의심한다. 아마 그것은 내 탓이 아니라 옳고 그름 자체가 하나의 유기체로서 과거로부터 미래까지 상황에 따라 그 모습을 바꾸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의심을 한다는 것은 나를 꽤 피로하게 만든다. 그러나 이 의심을 멈출 수는 없다. 의심을 하는 것은 내가 계속 고민하고 살고 있다는 증거 일 테니까. 의심으로부터 완전히 벗어날 수는 없다. 하지만 나의 삶을 움직이는 힘은 그 안에서 만나는 작은 확신들이다. 나는 의심 속에 산다. 그리고 그 의심이 아이러니하게도 나를 살아가게 한다. 그 확신들은 크지 않아도 충분하다. 오늘 내가 한 선택이 완벽하지 않아도, 내일 또 다른 질문과 고민을 마주해도, 나는 여전히 살아 있고,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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