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토요일 또 다른 출근 날이다. 회사가 아닌 성당으로 향하는 출근. 어느덧 주일학교 교사 활동을 다시 시작한 지 3년째다. 유치부부터 고등부까지의 아이들을 만나기 위해 점심부터 저녁 시간까지 반나절을 꼬박 성당에서 보낸다. 종교적 신념이 강해서라기보다는, 어린 시절 성당에서 보낸 시간이 내게 즐거움과 위로를 주었기 때문이다. 가끔은 토요일에 온전히 쉬지 못해 몸도 마음도 고단해질 때가 있다. 그런데 아이들을 만나면 금세 에너지가 충전된다. 아니, 사실 에너지가 고갈되기도 하지만 충전 량이 그보다 더 많다고 해야 맞겠다. 초등부 저학년 친구들은 요즘 초성퀴즈에 푹 빠져있다. 주제를 주고 초성을 문제 내면 맞히는 게임이다. 이외로 내가 더 잘 맞힌다. 중고등부 친구들은 좀 더 친구 같은 느낌으로, 짝사랑하는 남자친구 또는 자기 이상형에 대해 조잘조잘 말한다. 아이돌 이야기가 나올 땐 꼭 검색을 해야지만 따라갈 수 있다. 이런 아이들의 모습을 볼 때면 문득 ‘나도 저렇게 에너지가 많았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어쩐지 지금의 나로서는 잘 떠오르지 않는다. 다만 그때의 내가 성당에서 즐겁고 소중한 시간을 보냈다는 것만은 분명하다. 아이들과 많이 웃고 이야기를 한 날이면 어김없이 생각한다. ‘아, 오늘도 즐거웠다.’ 그래서 나는 바란다. 아이들이 이곳에 올 때엔 각자의 힘듦을 조금 내려두고 즐겁고 행복하기를. 그게 토요일마다 내가 성당으로 출근하는 이유이자 나를 충전하는 방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