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을 오래 붙잡은 영화 몇 편을 소개하고 싶다.
제일 먼저 떠오르는 건 ‘대니쉬걸’이다. 이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이야기다. 1900년 초 덴마크, 한 남자 화가가 본인의 성 정체성을 뒤늦게 깨닫고 성전환 수술까지 받게 된다. 그는 사랑하는 아내와 이미 결혼했다. 두 사람은 같은 화가로서 서로에게 영감을 주는 소중한 관계였다. 그러던 어느 날, 아내의 부탁으로 발레리나 모델 대역을 하면서 그 내면에 감추어져있던 진짜 자신을 마주하게 된다. 처음에는 여장으로 만족했지만 결국 성전환 수술을 감행하기 이른다. 이런 그의 곁을 끝까지 지켜주는 사람은 바로 아내이다. 나는 이 작품을 울고 싶을 때마다 찾는다. 영화를 통해 혼돈과 절망 속에서도 끝내 잃지 않는 그들의 고귀한 사랑을 볼 때마다 가슴이 시려, 매번 볼 때마다 눈물을 흘리게 된다.
다음으로 소개하고 싶은 영화는 훨씬 더 가볍고 사랑스럽다. 우리나라에서는 ‘버터플라이’라는 제목으로 개봉했는데, 개봉 당시 어느 독립영화관에서 친구와 함께 관람했다. 나비를 수집하는 할아버지와 이웃집 꼬마가 함께 떠나는 모험 이야기다. 워낙 오래전이라 장면들이 희미하게 하지만, 푸른 들판과 숲을 누비며 재잘거리는 꼬마와 어쩔 줄 몰라 하면서도 결국 아이와 친구가 되는 할아버지의 모습은 사진처럼 따듯하게 남아있다. 지금도 가끔 이 영화의 주인공이 함께 부른 OST를 찾아 듣는다. 나에게 이 작품은 한없이 무해하고, 마음을 따뜻하게 하는 영화이다. 나이에 상관없이 친구가 되는 두 인물을 보며, 세상이 좀 더 아름답게 느껴지기도 한다.
두 영화의 공통점은 뛰어난 영상미와, 서로 다른 사랑의 형태를 보여준다는 데 있다. 그러나 두 영화는 결국 내 마음에 같은 울림을 남긴다. 혹시 이 글을 읽고 당신에게도 이 영화들이 오래 남는 울림이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