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엄마가 청소하시는 모습이 떠올랐다. 주로 저녁식사 전, 청소기를 돌리고 물걸레질을 하며 분주히 움직이던 엄마의 발걸음. 내가 정리하지 않은 이부자리도 늘 정갈하게 개어 주시고, 나의 옷들도 손빨래해 주시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 어느덧 홀로서기를 하고 집안 살림을 해보니 나는 엄마의 바지런함을 반도 못 따라가고 있다. 내가 머무는 공간을 깨끗하고 단정하게 유지되기를 바라면서 막상 청소에 쓰는 시간은 짧다. 그래서 나대신 집안을 돌봐주는 로봇청소기가 가장 만족스러운 가전제품이 되었다.
그런데 가끔은 나도 몸을 움직여 여기저기 청소를 할 때가 있다. 화장실부터 주방, 때로는 베란다까지 땀을 흘리며 치우다 보면, 번잡했던 마음이 조금씩 가라앉는다. 이렇게 청소를 하면서 묵은 때가 벗겨지는 것을 보면 나의 마음의 켜켜이 쌓였던 복잡함도 해소가 된다.
그럴 때 나는 종종 청소하는 엄마를 생각한다. 본인의 삶이 힘들 때, 어디에 하소연할 데도 없을 때 몸이라도 움직여야 살아있음을 느끼셨던 건 아닐까. 나 또한 그러한 용도로 청소를 하곤 하니까 말이다. 이렇듯 청소는 단순히 공간을 정리하는 일이 아니라, 엄마의 삶을 지탱해 주었던 힘이었고, 그리고 지금의 나는 버티게 하는 힘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