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by 희딤

나에게 카페는 집에서는 도저히 집중이 되지 않는 날, 시간을 허비하고 싶지 않을 때 찾는 장소이다. 왜인지 모르게 사람들 사이에 있다면 더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 같고 또 그 방법이 곧잘 먹히곤 한다. 물론 정말 정신이 산만할 때엔 그마저도 포기하고 그냥 집으로 돌아와 하루 종일 누워만 있을 때도 있다. 카페를 아주 좋아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좋아하는 카페와 그렇지 못한 곳은 확실히 구분한다. 좌석이 많고 시끌벅적한 프랜차이즈 카페는 선호하지 않는다. 내가 좋아하는 카페는 차분하고 따뜻한 분위기, 말소리가 크게 울리지 않는 공간이다. 기본 커피 메뉴 외에 차 종류가 있으면 더 좋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음악이다. 클래식이나 재즈, 잔잔한 가요는 좋지만, EDM이나 강한 비트가 울려 퍼지면 아무리 이어폰을 꽂아도 피곤해진다.

지금 앉아서 이 글을 쓰고 있는 카페는 꽤 마음에 든다. 저녁 시간이기도 하고 사람들도 각자의 할 일을 하면서 대화 소리도 잔잔한 편. 인테리어는 도회적이고 열 명이 넘게 앉을 수 있는 이 긴 테이블과 의자의 높이도 안정적이다. 무엇보다 음악이 좋다. 내가 많이 들어보지 않은 음악 어떤 장르인지도 모르지만 어쩐지 펑크 같기도 한데 귀에 거슬림이 없이 편안하다. 카페를 둘러보다 보면 취향이라는 것에 대해 새삼 생각한다. 여느 카페보다 사장님의 취향이 확고하게 드러나는 곳. 이 동네로 이사 온 지 1년이 넘게 아직 단골 카페를 만들지 못했는데 오늘 두 번째 방문을 한 이 카페가 동네의 첫 번째 단골 카페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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