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력

by 희딤

나는 ‘다정하다’라는 말을 좋아한다. 그 안에는 친절, 관찰, 사려 깊음 같은 조용한 마음이 담겨 있다고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다정함은 내가 갖고 있지 못한 면이어서 더 동경하게 된다. 내게도 언젠가 탑재하고 싶은 능력 중 하나다.

나는 꽤 예민한 사람이다. 분위기나 눈치를 잘 읽고 다른 사람들의 기분이나 의중도 빠르게 파악하는 편이다. 나의 예민함은 말을 꺼내야 할 때와 침묵해야 할 때를 감지하고, 때로는 타인의 기분 변화도 잘 느낀다. 식사 자리에서 상대방이 두리번거리면 자연스럽게 물이나 티슈를 건네는 정도의 섬세함. 말로 하지 않아도 상대의 상태를 눈치채는 능력이 나에게는 있다. 하지만, 그게 다정함일까? 잘 모르겠다. 정말 다정한 사람은 그 행동 하나하나에 배려가 가득하고 다시 돌아올 친절을 굳이 기대하지 않는다. 하지만 나의 배려는 솔직히 말해 내가 불편해서 나 좋자고 하는 경우가 많다. 겉 보이기에는 온순해 보이나 속으로 돋친 가시가 많은 나는 예민한 상황이 많을수록 쉽게 지친다. 가끔은 이 예민함이 독이 되어 나도 모르게 다른 이에게 가시를 박을 때도 있다.

그래서 이런 생각이 든다. 차라리 이렇게 예민한 사람이라면, 그만큼 다정함도 함께 갖출 수 있기를. 요즘 자주 접하는 문장이 있다. ‘다정함은 지능이다.’ 지능이라는 것이 노력으로 능력치를 올릴 수 있는 것이라면 다정함도 배워서 익힐 수 있는 것일까?

이런 다정함에 대해 생각하다 보니, 나에게 한없이 다정했던 사람이 떠오른다. 자신의 시간과 애정을 기꺼이 내게 주었던 사람. 그는 늘 “나는 괜찮아”라고 해서 내 마음 한편이 조금 아픈 기억으로 남은 사람. 아마도 내 안에 조금이라도 다정함이 있다면, 그건 그를 닮고 싶어 하는 마음 덕분일 것이다. 부디 다정함을 잃지 않기를, 그리고 나 역시 다정함이라는 능력으로 한 걸음 더 다가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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