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소비란 무엇을 의미할까? 나는 미니멀리스트를 지향한다. 그렇다고 해서 소비를 완전히 끊은 것은 아니다. 꼭 필요하지 않으면 사지 않을 뿐이다. 예를 들어 집에서 사용하는 물티슈도 한 개만 두고, 샴푸 같은 생필품도 다 떨어질 즈음에야 새로 산다. 이러한 습관은 혼자 살기 시작하면서 자연스레 자리 잡았다. 처음 독립하여 살았던 곳은 투룸의 빌라였다. 그곳에서 5년을 살면서 나는 청소광은 아니지만 지저분한 게 목격되는 것이 싫은 사람임을 깨달았다. 이사한 집에서는 수납장을 채우지 않아도 되니 필요한 것 아니면 사지 말자, 눈에 띄게 두지 말자고 다짐했다. 그 결과 방 세 개짜리 집에서 방 하나는 아예 비워져 있다. 처음엔 서재로 꾸밀까도 생각했지만 침실 아니면 거실에 누워있는 게 일상이라 금세 포기했다. 단, 지인들이 놀러 올 때마다 놀라며 한 마디씩 덧붙이곤 한다. 새하얀 집에 여백이 있으니 헛헛하게 느껴지나 보다. 나에겐 비워져있는 공간이 있다는 게 사치를 부리는 것 같은 느낌도 들어 꽤 좋다.
하지만 소비를 대하는 태도가 언제나 절제만은 아니다. 내가 아끼는 사람을 위한 물건을 고를 때는 조금 더 신이 나고 설레기도 한다. 생일같이 특별한 날이 아니더라도 아, 이건 누구에게 필요하겠다!라며 쉽게 지갑을 열기도 한다. 선물을 고르며 나는 평소엔 잘 하지 않던 고민을 한다. 그래서 그 시간이 새삼스럽게 느껴진다. 내가 타인에 대해 꽤 많이 알고 있다는 점을 발견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선물을 받는 사람은 물질뿐만 아니라 당신에게 관심을 기울였다는 나의 작은 수고를 알아주기를 내심 바란다. 불필요한 소비는 지양하지만 가끔씩 돈을 쓰며 소소한 행복을 느끼는 것도 삶에 꼭 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기분전환을 하기에 유용한 방법이기도 하니까. 그래서 나의 소비는 곧 삶을 대하는 태도이기도 하다. 소비는 단순히 물건 사는 행위가 아니라 나와 타인을 돌아보는 방식이다. 지금도 마음이 쓰이는 사람에게 어떤 선물을 하면 좋을지 고민하는 중이니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