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증은 많이 좋아졌다.
하지만 **‘완전히’**는 아니었다.
대상포진 치료는 종료되었지만
몸 어딘가에는 여전히 이상한 감각이 남아 있었다.
그래서 나는 새로운 병명을 받았다.
바로, 대상포진 후 신경통.
그 말을 듣는 순간
‘치료가 끝났는데 왜 또?’ 하는 허탈함과
‘그래도 이유가 있어서 다행이다’는 안도감이
복잡하게 섞여 지나갔다.
신경외과에서 MRI를 찍어야 한다고 했다.
그때 의사 선생님이 물었다.
“혹시 폐쇄공포증 있으세요?”
그 말을 듣는 순간
갑자기 없던 공포가 생긴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나는 겁에 질린 표정으로
“없…었는데요?” 하고 말하며 웃어버렸다.
그래도 ‘참아보자, 이건 해야 한다’
마음 단단히 먹고 검사를 마쳤다.
다행히 MRI 결과는 이상이 없었다.
하지만 선생님은 말했다.
“대상포진이 참 무서워요.
신경을 빨리 잡아야 하니까
약은 꼭 잘 챙겨 드세요.”
솔직히 말하면
그 시점의 나는 이미 약을 질릴 만큼 먹은 상태였다.
한 달 동안 평생 먹을 약을 다 먹은 기분이었다.
그리고 나는 생각했다.
“이 통증이 평생 간다면… 정말 사람이 미쳐버리겠구나.”
유튜브에서도, 커뮤니티에서도
후유증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을 많이 봤다.
그중에는 몇 년씩 아파서 힘들어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걸 보니 나도 자연스럽게 걱정이 밀려왔다.
그래도 시간이 흘렀다.
그리고 아주 천천히,
정말 눈에 띄지 않을 만큼 서서히
몸이 좋아지기 시작했다.
지금은—
일 년이 지난 지금도—
신경이 100% 돌아온 느낌은 아니다.
아주 미세하게,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뭔가 좀 이상한데?’ 하는 감각이
아직은 남아 있다.
하지만 아프지는 않다.
그 사실 하나가 얼마나 감사한지 모른다.
후유증을 겪는 동안
비슷한 고통 속에 있는 사람들도 떠올렸다.
그분들도 하루빨리 편안한 일상으로 돌아가기만을
진심으로 기도했다.
그리고 나 역시
천천히, 아주 천천히
내 일상으로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