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예뻐 보였던 바닥
어렸을 때 나는 잘 넘어지는 아이였다.
그리고 금방 일어나지 못했다.
아니, 안 일어났다고 해야 맞겠다.
운동장의 흙을 이리저리 파며 흙장난을 치느라.
모래밭에 있는 반짝거리는 모래알을 세어보느라.
잔디들을 구경하느라.
때로는 줄지어 가는 개미들을 구경하느라.
뛸 때는 보지 못했던 것들을 구경하느라 쉽사리 일어나지 못했다.
지금의 나는 한 번 넘어지면 바로 일어나려 땅을 짚는다.
이제는 주변을 구경할 마음이 없고 여유가 없다.
그러나, 뛸 때만 볼 수 있는 풍경이 있고 넘어졌을 때만 볼 수 있는 풍경이 있다.
언제 내가 모래알을 세어보고 개미를 구경하겠는가.
그리고 바로 일어나지 못한다고 해서 틀린 것인가.
나는 그 풍경들을 잊고 살았다. 보고 싶지 않아 했던 것 같다.
주저앉아있는 기분이 싫어서.
분명 넘어졌을 때만 볼 수 있고 느낄 수 있는 것들이 있다.
그동안 나는 다시 일어나기에 급급해 보지 못했다.
다급한 마음을 버리고 풍경을 즐기며 다시 도약할 준비를 하고 싶다.
다급함을 버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