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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곰곰 Jan 12. 2020

귀 기울여 들어볼까요

해결해주지 않아도 괜찮아요

봄 어느 날에 찍은 달


저는 학교에서 코칭에 대해 배운 적이 있습니다. 처음엔 단순히 누군가를 돕는다는 의미겠지라는 생각으로 수업을 들었는데요. 그러나 생각보다 코칭은 꽤 복잡하고 어려운 과정이었습니다. 


코칭의 기본은 "상대방에게 필요한 해답은 모두 그 사람 내부에 있다."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코칭은 해결방법을 제안해주는 게 아닙니다. 이미 상대방은 어떻게 해야 할지 알고 있기 때문이죠. 따라서 코칭은 상대방의 얘기를 주의 깊게 들어줌과 동시에 계속해서 질문을 던지며 대화하는 과정입니다. 당시 수업에서 저는 코칭을 받아도 보았고 직접 해보기도 했습니다. 직접 해보니 정말 쉽지 않더군요. 생각보다 저는 누군가의 얘기를 들어줄 때 해결해주고자 하는 마음이 컸고 문제 상황에서 끄집어내 주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일부러라도 의식을 하며 열심히 듣기만 해 보았습니다. 그렇게 코칭을 진행하니 정말 답은 그 사람 안에 있었습니다. 


그리고 반대로 코칭을 받아보니 누군가 들어주고 질문해준다는 게 정말 큰 힘이 되더라고요. 나의 말 한 마디 한 마디를 경청해주시고 또 그에 대해 반응해주고. 대화의 기본인 경청과 대답이 굉장히 큰 의미로 다가왔습니다. 더불어 계속 질문을 던져주시니 생각하게 되고, 결과적으로 해결 방법은 정말 제가 이미 알고 있었더라고요. 코치님은 그런 제게 의지를 불어넣어주시는 역할을 해주셨습니다.


저는 코칭을 넘어 일상 대화로 넓혀 생각해보았습니다. 누군가 여러분에게 고민을 털어놓거나 힘들다는 말을 할 때 우리는 꼭 문제를 해결해줘야 진정한 위로를 전할 수 있을까요? 한 번 입장을 바꿔 생각해볼까요. 반대로 우리가 청자가 아닌 화자로서 고민을 털어놓을 때 해결을 원하셨나요? 단지 말하고 싶었고, 들어줄 사람이 필요했던 경험 한 번씩은 있지 않으신가요. 똑같습니다. 상대방도 우리가 해결해줄 거라고 생각하지 않을 수 있어요. 오히려 나의 서투른 해결방안이 상대방에게는 상처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상대방은 그 누구보다 문제 상황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의지가 강한 사람이잖아요. 안 해본 방법이 없을 거예요. 그런 이에게 섣불리 해결 방안을 제시했다가는 상처가 될 수도 있을 겁니다. 또한 우리의 생각보다 경청은 훨씬 더 큰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의 경청이 상대방에게는 충분한 위로가 될 수 있어요. 그러니, 눈을 맞추고 고개를 끄덕거리며 얘기를 들어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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