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 빌런이었던 '쿼리치 대령'은 <아바타> 1편에서 벌어진 전쟁에 나가기 전에 자신의 기억을 뽑아 지구에서 따로 배양 중인 아바타에 이식하였다. 즉, 전편부터 등장하는 쿼리치 대령의 아바타는 엄밀히 말하면 대령이 부활한 상태가 아니라, 그저 인간인 쿼리치 대령과 똑같은 기억을 가지고 있는 개별적 아바타인 것이다. 그리고, 인간 쿼리치 대령은 전쟁 중에 전사하였다.
또한, 인간 쿼리치 대령의 갓난 아들이 있었는데, 1편에서의 전쟁에서 나비족이 승리한 이후에 인간들이 쫓겨나는 상황에서 아기는 우주선에 태울 수가 없었기 때문에 쿼리치 대령의 아들인 '스파이더'는 지구로 돌아가지 않고, 판도라 행성에서 나비족들의 보살핌 아래에서 자라나게 되었다. 하지만, 인간의 몸이라 산소마스크를 써야 판도라 행성에서 숨을 쉴 수 있는 존재이다.
2편 <아바타: 물의 길>에서 쿼리치 대령(아바타)은 스파이더가 인질로 잡히자 멈칫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마지막에는 반대로 물 속에 빠져 죽어가던 쿼리치 대령(나비족)을 스파이더가 구해주었다.
그레이스 박사가 나비족의 몸으로서 낳은 딸. 그레이스 박사가 <아바타> 1편에서 죽은 뒤, '제이크 설리'가 '키리'를 양자로 입양하여 키우게 된다. 바다 부족의 땅에 있는 영혼의 나무와 연결하자 발작을 일으켰다. 대신 다른 나비족들은 다른 생명체와 교감을 하는 수준이지만, 키리는 교감을 뛰어넘어 조종을 하는 것과 같은 능력이 있다.
'제이크 설리'의 첫째로서 제이크가 전쟁에 나가면 대신 가족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전편에서 전투가 끝나갈 즈음에 잡혀 있는 스파이더를 구하러 가는 로아크와 동행하다 적의 총에 목숨을 잃는다. 그의 육체는 다시 자연에 돌려주듯 물의 부족의 영혼의 나무에 몸을 누였다.
인간보다 지능이 높은 종족. '폭력은 다른 폭력을 부른다'는 신념으로 인해 전쟁이나 싸움에 참여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전편인 <아바타: 물의 길>에서 파야칸은 로아크를 도와 인간들에 맞서 싸웠다.
아바타의 전체적인 스토리는 <아바타: 물의 길>과 이어진다. 전편과 본편을 한 번에 찍었기 때문에 전체적인 스토리나 세계관이 이어지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하다. 이 말은 다르게 말하면 완전히 새로운 세상이나 장소가 나오는 것은 아니라는 말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아바타: 불과 재>는 거장이 만든 걸작답게 관객이 원하는 것 이상의 충분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아바타>는 가히 3D 혁명이라고까지 불릴 정도의 시각적 충격을 제공했다. 관객들이 아바타 속에서 함께 판도라 행성의 땅과 숲 속을 체험하는 경험을 선사했고, <아바타: 물의 길>에서는 '제임스 카메론'의 특기라고도 할 수 있는 물 안팎에서의 전투를 풍성하게 보여주었다. 그리고, 이번 <아바타: 불과 재>에서는 불의 역동적인 이미지까지 관객들에게 보여주고 있다. 세상이 4원소로 이루어졌다는 이론에 빗대어 생각하면 제임스 카메론은 흙, 물, 공기, 불까지 판도라 행성의 모든 것을 이미지로써 관객에게 화려하고 아낌없이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아바타는 역시 3D로 보는 것이 맞는 것 같다. 3D를 고려한 카메라 움직임이나 구도가 영화의 주제와도 맞닿아 있기도 하면서 2D 평면에서는 표현하기 힘든 깊이감에 대한 표현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3편인 <아바타: 불과 재>는 특히 마음 속 감정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데 이러한 3D 효과에서 오는 깊이감이 인물들의 깊은 내면에 더욱 잘 공감하도록 하면서 동시에 주제 의식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있다.
<아바타: 불과 재>는 전편보다 한층 더 확장된 아름다움과 액션을 보여준다. 이번 편에 처음 등장한 바람 상인들은 마치 배와 열기구를 조합한 형태의 비행선을 타고 자유롭게 이곳저곳을 다닌다. 처음 화면에서 비행선들이 등장하는 모습에서 아름다운 웅장함을 느낄 수 있다.
2편에서의 전투는 나비족 VS 인간의 구도였다. 나비족인 설리 일행을 '파야칸'이라는 툴쿤이 도움을 주긴 하지만 명백하게 고래를 학살하는 인간과 이에 대항하는 나비족의 구도이다. 어찌보면 선악의 기준과 구도가 명확했다. 이러한 대결 구도는 3편에 와서 더욱 복잡해진다. <아바타: 불과 재>에서는 '재의 종족'이라고 불리는 나비족(망콴족)이 나오는데, 이들은 불을 사용하여 같은 나비족을 약탈하는 일을 한다. 이 '재의 종족'이 인간들과 결탁하고, 이에 맞서 '물의 부족'과 설리 가족, 그리고, 툴쿤들까지 어우러지면서 전투는 더이상 종족 간의 전쟁이 아니다. 더욱 다층적인 관계들이 전투를 풍성하게 만들고, 마지막 전투는 땅 위, 하늘 위, 그리고, 바다에서 동시에 벌어지면서 육해공에서 보여줄 수 있는 전투를 한 번에 보여주어 시각적 쾌감을 충족시킨다.
<아바타: 불과 재>는 액션과 판타지의 장르로 포장하고 있지만, 마음 속 감정에 대한 이야기이다. 감독은 또한 매우 치밀한 인물 배치를 통해 이러한 감정에 대한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있다.
부제가 '불과 재'라는 것은 매우 의미심장하다. '불'이라는 이미지는 여러가지로 상징될 수 있다. 1편에서는 계몽을 가장한 과학 문명과 자연 파괴를 상징했다면, 이번 영화에서의 '불'은 폭력과 트라우마를 상징한다.
'재의 종족'을 이끄는 차히크인 '바랑'의 입을 통해 이러한 '불'의 의미는 더욱 선명해진다. 어느 날 '바랑'이 살던 마을 근처의 화산이 폭발했다. 그녀는 그들이 믿는 신인 '에이와'에게 빌었지만 신은 응답하지 않았다. 마을은 그대로 멸망했고, 그 때 바랑은 믿고 있던 신념을 버리고 '재의 부족'을 만들게 된다. 그들은 여전히 화산 근처에 머무르면서 불화살을 사용하여 다른 나비족을 약탈한다. 자연을 사랑하는 나비족은 보통 불을 사용하지 않는데 '재의 종족'은 무기로써 불을 택했다. 이것은 누구나 겪을 수 있는 트라우마와 거기에서 발원된 폭력에 대한 비유로 보여진다. 불이라는 재앙으로 인해 큰 상실과 아픔을 느끼면 마음이 타들어가는 고통을 겪게 되고 결국은 '재'만이 남는다. 또한, 그들은 아직도 화산 근처에 터를 잡고 살고 있다. 그 근처에 터를 잡은 것은 '재의 부족'이 아직도 마음 속 트라우마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것을 시각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이 영화는 마음 속 트라우마를 극복하지 못한 사람들의 외부로의 폭력적인 모습을 망콴족을 통해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주인공 '제이크 설리'의 가족들 또한 아들과 형제를 잃은 슬픔과 트라우마에 쌓인 채로 영화가 시작된다. 하지만, 마지막에 그들은 '재의 부족'과 맞선다. 이 자체가 깊은 여운과 감동을 준다.
'I see you'는 <아바타 시리즈>에서 가장 중요한 대사 중 하나이다. 인사말로 쓰이지만 그저 '안녕'이나 '너를 본다'의 의미가 아닌 그 사람의 내면으로 들어가 공감하고 상대의 영혼 자체를 마주하여 본다라는 의미이다. 이 메시지는 이번 <아바타: 불과 재>에서도 유효하다.
이번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은 '키리'와 '스파이더'이다. 이 둘은 모두 '제이크 설리'의 친자식이 아니다. '키리'는 그레이스 박사가 나비족의 몸으로써 낳은 딸이고, '스파이더'는 쿼리치 대령이 인간의 몸으로써 낳은 인간의 아이이다. (이 둘을 통해 수많은 이야기와 메시지에 대해 이야기할 수도 있지만, 스포일러가 되지 않는 선에서 한 가지 메시지로 압축하려 한다.) 영화를 보면 외관상의 종족은 다르지만, 영화 중반부에 가서는 둘은 사실 동일한 모습으로 변모한다. 내면이 같은 둘을 주인공 '제이크 설리'와 '네이티리'는 각각을 다르게 대한다. 왜일까? 그들은 슬픔과 트라우마 혹은 신념이라고 하는 자신의 생각에 갇혀 상대의 내면을 제대로 보지 못하기 때문이다. 나아가 자신의 내면까지도. 슬픔에 휩싸이면 제대로 볼 수 없는 것처럼 '네이티리'는 트라우마와 상실로 인해 '스파이더' 외면(인간)에 거부감을 느껴 그의 내면을 볼 수 없었고, '제이크 설리'는 자신의 가족과 종족을 지켜야만 한다는 신념 자체에 얽매여 '스파이더'를 가족으로 보지 않으려는 장면이 나온다. 게다가, 툴쿤들 또한 '폭력은 더 큰 폭력을 부른다'라는 규율로 인해 전쟁을 회피한다. 이러한 각각의 모습들은 한 가지 질문으로 귀결된다. '자신의 신념이 잘못된 것을 제대로 볼 수 있는가. 또한, 잘못된 신념을 보게되었을 때 돌이키고 다른 길을 찾을 수 있는가'이다. 나의 잘못된 부분을 제대로 보고 돌이켜 더 나은 길을 찾는 것을 포기하지 않을 때 앞서 말한 트라우마에서 벗어나 자유로 향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이 영화가 전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더 깊고 다양한 이야기는 향후 분석글로 올리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