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직관적인 삶을 살아가려는 40대

가늘고 길게

by 마마Spence

이번 달은 저번달보다 2개의 shift를 더 픽업했다.

그래서 어제부로 4일 병원에 있었다고 병원을 나오는 순간 해방감이 훅 밀려왔다.


사실 일은 하나도 힘들지 않은데,

유니폼과 크록스를 신고 있으니 내가 원하는 편한 옷을 입고 눕고 싶을 때 눕고 먹고 싶을 때 먹고 가고 싶은 데를 가고 청소하고 싶을 때 청소하고 음식 하고 싶을 때 음식하는 등 가족과 얘기하지 못한다는 억눌린 자유에 대한 갈망 같은 것,


어떤 사람의 얘기와 부탁을 돈 받고

들어줘야 한다는 일 같은 일,

뭐 그런 게 귀찮다는 정도.


그래서 요즈음 몸을 갈아 넣고 최선을 다해 일하는 동생들에게 왜 그러니 적당히 해

돈 받는 만큼만 하고

네 인생을 살고 즐기라고 조언해 줄정도.


이제 그만큼 에너지가 없으니 엄마역할과 널스 역할사이에서 저글링 하는 방법을 스스로 터득해 나가는 중인가


생각해보면 한국에서는 정말 열심히 일했다.

그리고 주위 동료 친구들도 다 그렇게 열심히 일했는데 한국에서는 스텝 널스로 뛰는 친구를 거의 찾아볼 수 없다 30세 이전에 미리 진을 다 빼먹고 병원에 쓰임 받다 보니 더 이상 할 여력이 없어서인지.


결국 가늘고 길게 계속 널스를 하는 나는 미국으로 노선변경을 하고서 적당히 일하는 법을 터득한 이후 살아남은 게 아닌가 싶다


그래서

오늘 아무 생각 없이 백 야드에서 커피를 마시며 늦여름 매미소리를 듣고 글을 쓰는 이 아침 찰나가 정말 행복하게 느껴진다.


올해부터는 좀 더 직관적인 삶을 살아가는 게 목표다. 내가 지금 당장 진짜 원하는 것 하고 싶은 것 먹고 싶은 것에 충실하게 보상해 주면서…


이제 내 나이에는

Delayed gratification보다는

적당히 주기적으로

보상해 주면서 하루하루 사는 게

동기부여를 고취시키는 방법하나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어차피 습관이 몸에 배여 뭐 하려고 해도 생각만 하다가 절제하기 바쁘니까.


어제는 이제 생리가 다가오려는지 일하는 내내 달고 맛나고 생크림 가득한 팥빵이 먹고 싶어 일 마치자마자 운전해서 그 빵을 획득했다.

대견하다 나 자신

오늘 하루 원하는 게 뭔지 인식하는 것만으로도

절반은 성공




수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