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도우클럽
햄버거냐 피자냐 묻는다면 나는 단연 피자의 손을 들어줄 것이다. 쫀득하고 얇은 플랫한 빵에 토핑을 올리고 치즈와 함께 맛보는 그 즐거움. 나는 그걸 사무치게 좋아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아니 좋아하다 못해 사랑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주기적으로 피자를 먹어줘야 한다.
다른 음식은 질려서 많이 못 먹는다고 해도 나는 피자에 대해선 그 '배부름'의 임계치가 꽤 높은 편이다. 혼자서 피자 한 판을 뚝딱할 수 있는 정도니까. 다들 그 소리를 들으면 깜짝 놀란다. 뭐? 네가? 거짓말하지 마. 하지만 눈앞에서 한 판을 뚝딱 먹어치우는 걸 보면 그제야 납득한다. 인. 정! 피자스쿨 정도 크기의 피자 한 판쯤은 가뿐하고 잭슨피자의 레귤러 정도도 문제없다.
도미노 피자의 L 사이즈는 두 조각 정도가 남지만 억지로 먹는다면 먹을 수 있는 정도다. 맛없게 배 부른 걸 안 좋아하기 때문에 배가 부른 상태라면 억지로 먹어치우기보다 다음 날을 위해 냉동실에 얼려 둔다. 아 슬슬 물리는데 하고 억지로 집어넣던 피자가 다음 날 데워 먹으면 또 새롭게 맛있으니 굳이 억지로 먹을 필요가 없다.
내가 그토록 사랑했던 이태원의 매덕스가 연남동에 등장했을 때, 잭슨 피자가 연희동에 상륙했을 때 너무 감격한 나머지 1일 1 피자를 하던 시절이 있었더랬다. 매덕스 최애는 마르게리타와 하와이안. 잭슨에서도 비슷하게 펄스널 사이즈로 페퍼로니 딜라이트와 하와이안. 나는 두 가지 다 포기할 수 없었기 때문에 꼭 이렇게 두 판을 시켜서 두 가지 피자의 서로 다른 매력을 오가며 뚝딱 해치웠다. (참고로 펄스널 사이즈는 작기 때문에 여자 혼자도 두 판이 충분히 가능하다.)
이런 오래된 피자 덕후인 내게 연희동의 도우클럽의 등장은 퍽 반가운 것이었다. 당연히 안 가볼 수가 없었다. 그래서 생기자마자 눈독을 들이며 쉬는 날 방문해야지, 언젠가 가봐야지, 하던 것이 제법 늦어져 버렸는데 그새 소문이 났는지 어느 날 보니 손님이 북적북적했고 주말에는 웨이팅이 필수가 되어 있었다. 더 늦으면 안 되겠다 싶은 조급한 마음에 첫 방문은 네이버 예약까지 해서 서둘러 방문했던 기억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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