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진한 사람

by 어찌



순진한 사람은 무언가를 흠뻑 좋아하는 사람인 것 같아.


좋아하는 무언가에 대해 말하는 너의 표정이 참 순진하게 아름답다고 생각하다, 깨달았다.

순진하다는 건 티클만한 떼도 타지 않은 게 아니라, 단 하나, 아주 작은 것일지라도 오로지 좋아하는 마음만으로 가득 찬 무언가를 품은 거라고.

평소에 돈 돈 돈- 거리다가도 좋아하는 그것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면, 돈 따위 제쳐두고 반짝반짝 빛나는 눈은 순진무구하게 아름답다고.

그런 반짝임은 보는 이조차 함빡 웃게 만든다.

그래서 나는 순진한 네가 너무나, 기꺼이 좋아.


있잖아, 나는 순진한 사람인가?

내 질문에 너는 잠시 벙찐 얼굴을 하다 얄궂게 '네가?'하는 표정으로 찡긋한다. 우리는 와르르 웃는다. 너는 웃음을 진정한 후에 말한다.

너는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지.

너의 말에 나는 역시 너를 사랑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하긴 나도 모르겠어. 나의 순진은 금세 '잘 해내고 싶'은 마음에 먹히곤 해서.

하지만 순진한 네가 나를 좋아해 주면 나도 제법 그런 사람인가 싶기도 해.

욕심 부리는 마음도 어쩌면 내 순진의 모양일지도 모른다고,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를 바라보게 해.

좀 나르시스즘적인가? 하지만 봐, 너도 웃고 말았잖아.


순진도 물드는 건가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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