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national Youth Initiative Program
스웨덴에 당도하여 새벽 4시에 일어났다. 한국 시간에 길들여져서, 스웨덴 시간에 정을 두지 못한 까닭이다. 오늘이면 새로운 학교가 시작된다. 곁에 조용히 잠들어 있는 룸메이트 친구를 두고, 아주 조용히 살금살금 움직여 잠옷에 장화 그리고 갈색 외투를 걸치고 밖으로 나갔다. 나무와 숲이 나를 어두캄캄하게 바라보고 있었다. 나는 숨을 크게 차갑게 내쉬고, 세상을 보았다.
땅에서 내 발을 향해 귀여운 생명체가 다가왔다. 야생 고슴도치가 조물조물 작은 발로 돌아다니고 있었다. 숲속의 차가운 바람을 혼자 맞으며 생각했다. “고슴도치는 모든 것을 알고 있어“ 고슴도치를 따라서 잔디 위를 걸었다. 귀여운 고슴도치는 자신을 따라오는 거대한 나를 몇 번이고 뒤돌아보았다. 나중에는 내가 따라오기만을 기다려주는 것 같았다. 고슴도치는 숲속으로 향했고, 나는 계속해서 따라갔다. 너무 추워서 이빨이 달그닥 달그닥 거리면서 떨려올 때, 나는 고슴도치에게 인사를 건네고 다시 온기가 있는 방으로 돌아갔다.
우리는 오전 11시에 모여서 opening session에서 부를 노래를 연습했다. 나의 친구들은 만다라처럼 원을 그리면서 노래하자고 말했고, 꽃을 하나씩 들판에서 가져와서 가운데에 놓자고 했다. 우리는 위에 적힌 노래를 부르고, 자연에서 풀과 꽃 등을 들고 와서 가운데에 한 명씩 두고, 다시 원을 그리고 손을 잡고 노래를 불렀다. 나의 덴마크 친구는 common room에서 연습을 하는 우리를 조용히 보았다.
덴마크 친구와 나는 함께 호텔의 브런치를 먹었다. 나는 학교에 대한 긴장과 슬픔과 걱정을 다시금 잘 먹음으로써 대체하고자 했다. 그러나 나는 브런치를 먹다가 한참을 울었고, 화장실로 갔다. 덴마크 친구는 내가 있는 화장실에 들어와서 나를 위로해주었다.
내가 알고 지내던 친구는 학교의 첫 시작이 시작되기 전에 덴마크로 가는 버스를 타야 했다. 친구는 벤치에 앉아서 엉엉 울면서 나중에 또 만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나는 친구를 다독이다가 살짝 울었다. 우는 사람을 보면 항상 따라 울게 된다. 친구는 나중에 문자로 홀로 버스 정류장에 기다리면서 멈추지 않고 펑펑 울었다고 말했다. 나를 생각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마음이 따스한 기운으로 충만해지는 기분이다. 나는 세상에 있는 모든 나의 친구에게 잘 해주고 싶다.
알고 지내던 친구를 떠나보내고 culture house로 향했다. 다시 새로운 것들이 시작된다. 새로운 친구를 만나고, 삶의 새로운 것들을 시작하게 된다. 이곳에서 나를 인생을 충만하게 채우고, 세상에 필요한 여실한 열매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다. 내가 다시 해외에서 새롭게 시작하는 학교 YIP(International Youth Initiative Program)는 스웨덴 시골에 위치한 학교이다. 국제적인 학생을 중심으로 10개월 전인적 교육을 진행하는 프로그램으로, 약 40명의 젊은이들이 함께 생활하며 배운다. YIP의 커리큘럼은 사회적 기업가 정신(societal entrepreneurship)을 중심으로 오늘날 우리가 직면한 전 지구적 현실과 다양한 관점을 탐구하는 것과 개인적인 성장과 발달을 결합해 우리 모두가 세상의 도전에 대응하고 잠재력을 펼칠 수 있도록 돕는데 초점이 있다. 우리는 opening session에서 미리 준비한 노래를 부르고, 원형 모양으로 앉아 모든 사람들의 자기 소개를 들었다. 학교에 있는 누군가, 학교에 오는 새로운 학생의 이름이 적힌 해바라기를 뽑아 건네주고 안아주는 시간을 가졌다. 학교가 우리를 맞이해주는 방식이 참으로 아름답다고 생각했다.
모든 행사가 끝나고 부엌으로 가서 달콤한 것들을 먹었다. 꽃으로 장식된 케익이 맛있었다.
부엌 밖의 나무와 하늘이 여러 국가에서 온 우리를 반겨주고 있다.
스위스에서 온 jelscha가 헤나를 그려주고 있다. 잠깐, 이야기를 나눈 친구들은 대부분 발도르프 학교와 뿌리가 깊고, 예술과 자연, 기후위기를 위하는 행동을 사랑한다. 나도 예술과 자연을 사랑하기 때문에 앞으로 같이 지내게 될 날들에 기대가 깊어진다.
julia가 헤나가 완성되기를 기다리고 있다.
jelscha는 나에게도 예쁜 꽃 헤나를 그려주었다.
모든 일정이 끝나고, 잠깐 방에서 잠이 들었다. 그러다 저녁을 30분 늦게 먹게 되었다. 모두들 웃으면서 시차 적응 때문에 그러한 것이라고 말해주었다. 파스타를 먹고, 방 앞의 창가에 내가 받은 해바라기 꽃을 두고 가만히 생각에 잠겼다. 샤워를 하고, 개인 일기를 적고, 목표를 적고, 해야 할 일들을 적고, 남은 짐을 정리했다. 앞으로 부지런히 움직일 나날이 내게 남아 있다.
3, sweden, 2025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