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감의 촛농

조각글

by 물결


나의 자신감이 오래 경과된 눈사람처럼 흘러내릴 때, 그림자가 바닥까지 천천히 덮쳐와 내 몸을 서서히 녹일 때, 불안과 걱정과 우울이 나를 급습해올 때. 이것이 모두 어디로부터 비롯되어 어디로부터 흘러가는지 가늠해 본다. 그것은 나의 선택일까. 그것은 나의 하루일까. 그것은 나일까. 그것은 나의 삶일까. 인간은 스스로를 탓하고, 때로는 연약함에 단단히 사로잡히곤 한다. 그럴 때, 나는 따사로운 붉은 횃불을 들고, 내 삶 속의 봄 여름 가을 겨울색의 온기를 녹여 달달하게 나를 비추인다.


걱정 마. Leo Lionni의 책 <Frederick>처럼 나의 편이 내게 해준 말을 기억해. its going to be okay. its going to be okay. its going to be okay. 자신감을 가져. 너가 자신감을 잃을 이유는 없어. 맞아, 엄마의 말이 아픈 나를 일으켜 세우는 것을 나는 느꼈어. 우리 같이, 벽난로 위 촛농이 모여 곁을 따뜻하게 녹이는 것을 초연히 목격했잖아. 그러니 괜찮을거야.


난 시간으로 녹아내리지만 두렵지 않아. 흘러내린 것은 다시 오롯한 내가 될 거야. 내 곁에 사랑하는 사람과 친구가 있는 걸 알아. 우리 같이 이 세상에 숨결 내쉬고 있는 걸 알아. 나의 결을 켜켜이 다듬고 가듬고 빗질하고 쓰다담어 주고 싶어. 나는 연약한 나의 자신감에 스스로 주문을 중얼거린다. 때론 스스로 정의 내리는 내 자신이 중요해. 너의 직감이 맞아. 항상 너의 결을 초연하고 섬세하게 가다듬으면 돼. 무서움을 조금이라도 느낀다면 그만두어도 괜찮아. 너의 속도대로 안도해도 괜찮아. 너가 사랑하는 것들을 의심하지 않고 믿어 봐.


‘산다는 것’은 희망을 퍼올리는 것. 나의 가능성에 한계를 두지 않고 날아가보는 것. 상상력으로 가득 찬 무한한 긍정을 힘껏 내는 것. 산다는 걸 무얼까. 산다는 건 사방으로 부서지는 너의 웃음을 보는 것. 산다는 건 열정으로 불타오르는 나의 나아감을 지켜보는 것. 산다는 건 나의 목소리와 행동을 알아차리는 일. 산다는 건 생물과 무생물을 위한 자상한 마음씨에 무한하게 감명받는 일.


그리하여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지킬 만한 나의 한 뼘 정도의 힘을 내는 것. 내가 애정하는 사람들에게 나의 친절함을 지속해서 유지하는 것. 상황을 바라보는 여유를 가지는 것. 무엇보다 내가 밝혀왔던 시간을 믿고 기다리고 사랑하는 것. 가깝고도 먼 자신을 사랑하는 것. 절대 바꿀 수 없는 나의 몸을 아끼고 건강한 음식을 섭취하는 것. 사랑하는 나를 따뜻하게 껴안는 것.



열기로 차오르는 여름 날

2025년 6월 26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