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 읽는 법

나도 당신만큼 졸린데 가끔 꾹 참고 일어납니다

by 에밀리

황인숙이라는 사람이 좋아진 건

그 사람이 쓴 시 때문이다.

공모전에 내보겠다고

내가 쓴 시들을 뒤죽박죽 막 고치던 어느날

아주 우연히 이 사람이 쓴 시 한 편을 읽고

나는 기쁘게 펜을 내려놓았다.

이런 시를 읽을 수만 있다면

쓰는 편보다는 읽는 편이 나을 것 같아


가볍지도 무겁지도 않게

그러면서도 글자들이 통통 튀는듯이

그렇게 느꼈던건 사노요코 이후 처음이었다.


나도 저렇게 말하는 법을 배우고 싶다.

너무 무겁지도 너무 가볍지도 않게

딱 저만큼의 무게로 살고싶다.




시를 읽는 방법은 정말 여러가지다.

시집을 단 한권도 사 본적이 없는 나는

문득 도서관에서 심보선과 황인숙의 시집

열댓권을 빌려 가방에 쑤셔넣었다.

지하철에 탈 때마다

마치 소설책 읽듯이 휘리릭 휘리릭

읽어도 보고

잠들기전 어두컴컴한 불빛에 의지해

베개옆에 시집을 두고

읽다 말다 음미하다도 해보고.

아직은 사실 잘 모르겠어요

약간은 지루한듯이

가끔은 숨이 턱턱 막히듯이

이렇게 읽는게 맞나요?


시 잘 읽는 법 알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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