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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순열 Jul 05. 2017

고베에서 만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스타벅스

꽃보다 할배 3 / 일본 고베, 히메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스타벅스가 있는 고베


교토 여행을 계획하면서 거리가 만만찮은 고베에 숙소를 잡은 것은 순전히 호텔비가  벚꽃 성수기인 교토의 반값밖에 안된다는 이유에서였다.


고베에 대해 아는것은 100여년전 일본 개항지라는 것과 고베 대지진으로 큰 어려움을 겪었다는 정도 이었기에 볼것에 대한 큰 기대는 없었다. 가이드를 자처한 현지 친구가 이끄는대로 백여년전 일본 개항기때 고베의 북쪽 산자락에 자리잡은 일명 외국 대사관 거리에 오게 되었다.


당시의 독일 덴마크 중국 등 대사관 영사관과 외국인들의 저택들을 카페 미술관 박물관들로 개조한 건물들이 즐비한 거리가 참으로 인상적이었다. 이 거리를 걸으니 흡사 유럽의 한 도시를 거니는 듯 하였다. 과거의 역사적인 건물을 보존하여 멋진 관광지로 변모시킨 고베 시민의 지혜가 놀랍다.



그 거리 한가운데 자리잡은 스타벅스. 개화기 당시 건축물을 커피 향 가득한 고풍스런 스타벅스로 개조한 그곳이 너무도 멋져 보였다. 부모님과 고모님과의 고베 스타벅스에서의 추억이 오랜시간 기억 되기를 바래 보았다. 3박4일간의 부모님, 고모님과의 일본 여행도 마무리가 되어 갔다.



일본 고베 오사카 교토 여행을 계획하고 있을 때 고베에 사는 페이스북에서 만난친구가 고베 지역의 가이드를 자청하여 큰 감동을 받았다. 부모님을 모시는 마음으로 우리와 시간을 보내고 싶다는 친구의 마음이 너무도 감사한데 그 정성을 어찌  마음으로 표현할 수 있을까 ? 그래서 이번 여행이 더욱 뜻 깊은 여행이 되지 않았나 싶다.



세상에는 공짜가 없고 타인 보다는 자신의 것이 우선이고 최선을 다하는 것이 세상의 이치이고 상식이기에 조그만 인연으로 하루 종일 직접 차를 몰아가며 생면부지의 타인에게 보여 준 배려와 친절은 그래서 더욱 잊기가 어려운 것 같다. 우리와 헤어져 돌아가는 뒷 모습을 보면서 수 십년을 동고동락한 친구의 떠나가는 뒷모습을 보는것 처럼 짠한 마음의울림이 느껴 졌다. 이국 땅에서도 외롭지 않고 항상 행복한 친구가 되기를 기도 한다.



유럽에는 백설공주성 일본에는 히메지성이 있다 ?


순백의 성곽이 벚꽃에 어울려 유난히 아름다왔던 세계문화 유산 히메지성. 계획에 없었던 일정이었기에 더욱 인상적인 성으로 기억될 듯 하다. 지난해독일 여행중 가보았던 디즈니의 백설공주 성으로 불리던 휘센의 노이슈반쉬타인 성을 바라보며 아름다운 성의 자태에 매료된 적이 있었다.


천년 고도의 교토에서 천황의 위용을 자랑하는 성을 만나지 못한 아쉬움이 있었는데 친구가 안내한 히메지성이 이번 일본 여행의 방점을 찍었다. 성이 세워진지 오백년이 지난 지금에도 도심의중심에 우뚝 솟아 그 위용이 대단한데 그 옛날에는 그 위세가 얼마나 대단할지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었다.


우아한 모습의 순백의 성곽은 일본 판 백설공주성인 듯 하다. 우리나라와 중국과는 다른 일본 특유의 양식으로 지어진 히메지성은 매혹 그 자체였다.



10여년의 공사끝에 최근에 복원된 성안으로 들어가니 그곳에서 바라보는 풍경이 지금도 멋졌다. 여행의 의외성이 부족한 계획을채워 주리라 믿었는데 히메지성이 그 반증인 듯 하었다.




여전히 쉽지만은 않은 자동차 여행


3박4일 동안 일본 여행의 발이 되어 주었던 렌트카 니싼 큐빅. 항상 자동차를 렌트하면서 느끼는 것 이지만 편의성은 있지만 항상 여행 중 긴장감을 놓을 수 없어 쉽지만은 않은 선택이다. 자동차와 현지 지리도 익숙치 않은 상태에서 더구나 일본처럼 핸들과 도로가 반대인 상황에서는 자동차 여행은 어찌 보면 모험 그 자체다.


어쩌면 여행의 최대 목표를 다름을 경험하고 긴장감을 느끼는것에 두고 있다면 자동차여행은 추천할 만 하다. 마지막 날 공항으로 향하면서도 아찔함과 스릴의 순간을 두번 경험 했다.


길을 잘못 들어 좌회전 하려는 순간 뒤에서 오던 오토바이가 차를 아슬아슬하게 비켜나갔다. 가슴을 쓸어 내리는 아찔함과 안도감이 오버랩 되었다. 기름을 채운후 차를 반납하기 위해 주유소를 찾다가 고속도로에서 출구를 놓치니 차가 공항 반대 방향으로 접어 들었고 유턴을 하기 위한 첫번째 출구가 가도가도 보이지 않아 혹이나 비행기를 놓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엄습하기도 하였다. 어렵사리 차를 반납하니 안도감과 동시에 피로감이 밀려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이미 자동차 여행에 중독되었다.


이집트를 탈출한 히브리의 노예들이 홍해가 갈라지는 하나님의 기적을 체험 한것처럼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부모님과의 여행기간 동안 구름 바다를 갈라 맑은 날을 허락하신 하나님 !


일본으로 여행을 떠나기 전날까지도 일기예보는 우리가 머무는 동안 종일 비가 온다고 하였다. 그러나 드라마틱하게 날씨가 바뀌어 우리가 머무르는 3일동안 맑은 날씨를 허락 하더니 떠나는 날 아침에서야 비가 세차게 뿌렸다.


인천으로 향하는 비행기에 오르니 무사히 여행을 마치게 된 안도감과 함께 감사의기도가 절로 나왔다. 땅은 비를 뿌리느라 구름에 가려져 어두 컴컴 한데 하늘은 순백의 구름 바다가 코발트빛 하늘과 수평선을 이루며 장관을 연출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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