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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순열 Sep 19. 2017

닛코를 보지 않고는 일본을 본것이 아니다 ?

일본 도쿄 닛코 여행기 2편


이곳을 보지 않으면 일본은 본게 아니라는 닛코 (日光)


오전에 미국 비즈니스 파트너들과 미루었던 협상을 순조롭게 마치고 가벼운 마음으로 신주쿠역에서 닛코행 기차에 오를 수 있었다. 이른 가을에 온천행이니 기차는 전세낸 듯 한가롭다.


도쿄를 벗어나니 일본이 서서히 보이는 듯 하다. 같은 동양권이라 자세히 보지 않으면 우리의 교외와 무엇이 다른지 찾아내기가 쉽지는 않지만.


학교 선배의 추천에 알게된 닛코.


일본속담에 닛코를 보지않으면 일본을 본게 아니라고 하는 그곳.



일본 제일의 폭포, 산정상에 위치한 백두산 천지에 버금가는  칼데라 호수,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신사등 볼거리가 많다고 하지만 정작 내가 이곳에 반드시 가야겠다고  결심을 하게 된것은 이국적인 모습의 온천 마을 키누가와 마을 사진을 뒤였다.



깊은 넓은 협곡을 따라 기암절벽 위에 줄지어선 빌딩들의 모습을 보면서 여행의 최고 가치를 "Difference" 즉 다름에서 찾는 나에게 호기심을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온천시즌이 아니기에 쉽게 숙소를 구할 수 있을거라 생각했기에 예약을 않고 전망이 좋은 호텔을 직접 눈으로 확인 후 숙소를 정하려 했으나 나의 예상은 빗나갔다.


계곡이 내려다 보이는 전망좋은 료관은 객실이 있으나 가격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비쌌고 낙후해 보이는 호텔은 가격은 저렴하나 객실이 없어 다소 황망했다. 초가을이라고는 하지만 낮시간동안은 한여름과 다름이 없는데 왠 온천 관광객들이 그리 많은지 이해가 되질 않았다.


부킹닷컴을 통해 어렵사리 빈객실이 있는 호텔을 찾아냈다. 계곡이 내려다 보이는 아주 멋진 곳에 위치한 세련된 분위기의 호텔이었다. 15만원 수준에 조식까지 포함되어 있으니 득템수준 이었다. 방에 들어가보니 다다미 방에 일본 분위기가 물씬한게 멀고도 가까운 나라에서 모처럼 이국적인 정취를 느끼기에 충분했다.


야외에 설치된 히노끼탕에서 들어서니 짙푸른 숲과 계곡의 물소리가 나를 맞이했다.  상쾌한 공기가 몸으로 전해지며 자연에 동화되는 느낌이 밀려왔다.



눈으론 계곡과 기암절벽의 멋진 풍광을,

귀로는 거친 물소리와 바람소리를,

코로는 신선하고 상쾌한 공기내음과 히노키의 나무 향내를.....



으로는 백 퍼센트 온천수의 미끈한 감촉과 따스함에서 전해오는 릴렉스를 즐기는 이맛에서 비로소 일본여행의  진수를 찾은게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다.


일본의 전통모습을 간직한 다다미 방에서 유카타를 입고 일본사람 되어보는 재미도 솔솔하기도 하다.



키누가와 온천마을에서의 추억만으로는 닛코를 즐겼다고 하기에는 아쉬움이 남을 것 같아 다음날 닛코역에서  해발 2천여미터의 높이에 백두산 천지크기의 호수와 폭포가 있다기에 그곳으로 향하는 버스에 올랐다.


산길을 따라 40여분을 굽이 굽이 오르는 동안 우리의 내설악  한계령의 기암절벽을 상상하며 큰 기대를 하고 창밖을 주시했으나 생각 보다는 평범해 보이는 풍광에 실망스런 한숨이 나온다. 이에 비하면 우리의 한계령 길은 너무도 멋지다는 표현은 너무도 부족하다. 아마도 지질학적으로 화산지형이기에 현무암이 멋드러진 기암괴석으로 형성되기는 어려운게 아닌가 싶었다. 제주도에서도 설악산과 같은 풍광을 보기 어려운것처럼.


버스에서 내려 바라본 주겐지 호수는 너무도 넓고 평온한 풍경에 이곳이 정녕 2천여미터의 산정에 있는 호수가 맞는지 의심이 들 지경이다.

백두산 천지의 장엄한 모습을 기대했기 때문인가 ?



나무 그늘에 앉아 청량한 바람을 맞으며 호수 위에 떠 있는 커다란 유람선을 바라보니 스위스의 호수 마을에  온 듯한 착각마저 불러 일으킨다.


호수에서 이어지는 폭 20여미터의 수로와 비슷한 물길을 따라 10여분을 걸으니 웅장한 굉음소리가 들리기 시작하고  자욱한 안개 아래로 멀리 폭포가 보인다.


좀더 가까이 보고 싶어 표를 끊어 엘리베이터를 타고 100미터  아래로 내려갔다. 서늘한 기운이 감도는 터널을 통과하니  눈앞에 지축을 흔드는 폭포가 눈앞에 펼쳐졌다.



천상의 풍경이 이런 모습일까?



저 높은 곳 하늘은 푸른빛으로 청명 하건만 이곳은 기암 절벽 사이로 운무가 나타났다 사라지기를 반복하며  흡사 신선의 세계에 온 듯하다.


음과 함께 주겐지 호수를 원천으로 하는 어마어마한 물을 토해내는 폭포의 기세에 혼을  빼앗길 듯 하다.



하산길에 들른 닛코의 또 다른 자랑 세계 문화 유산인 "쇼도구" 신사.


우리에게도 유명한 일본의 명문가인 도쿠가와 이에야스를 기리기 위해 세워 졌다는 신사는 건축물에 새겨진  세밀하고도 아름다운 조각들 때문에 세계문화 유산으로 지정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나에게 그 보다도 더 큰 감동을 주는것은 수백년은 족히 자랐을 하늘을 찌를듯한 삼나무들이 늘어선  산책로다.



사찰의 돌담길을 따라 늘어선 삼나무 숲길을 걷다보니 이토록 웅장한 신사를 세운 도쿠가와 이에야스 가문의  위세가 그 당시 얼마나 대단 했기에 우리의 궁궐에 버금이 갈까 하는 의구심과 오랜 세월 동안 잘 보존된 이 숲길이 그토록 부러울 수가 없었다.



거리에서 우연히 만난 낯선 이방인에게도 환한 미소와 함께 기꺼이 사진모델이 되어주는 그녀들이 있기에  닛코가 더욱 아름답게 기억 되어지고..



철도 왕국 일본에서 기차 여행의 로망을 맛보다


일본으로 오기 전 일을 마치면 짬을 내어 무엇을 할까 고민하다 이번 여행의 테마로 정한 것이 기차 여행이다.


철도왕국 일본에서 기차 여행에 대한 로망을 뿌리치기는 어려운 일이다. 하네다 공항에서 내리자 마자 일본 관동지역 기차를 3일간  무제한 이용할수 있는 JR 패스를 끊었다.


철도왕국이라 자칭하는 일본에서 각양 각색의 기차를 경험해 본것은 일본에서의 이색적인 경험이다. 


평행선의 철로가 철커덕거리는 소리와 함께 서서히 한점이 되어 사라지는 모습을 본지도 참으로 오랜만의  일이다.



키누가와 온천마을에서 닛코로가는 완행 열차에서 여유로운 일본의 시골 풍경은 오래전 어린 시절로의 추억으로  빠져 들기도 하고..



색시한 모습을 자랑하는 신간센의 속도감과 안락함을 느껴 보는것도 인상적인 이번 기차 여행의 추억이다.



서울역의 모델이 되었다는 빅토리아풍의 동경역을 바라보니 100여년전 식민지였던 우리나라에  철도를 이용한 수탈 역사의 근원지가 이곳이던가 하는 아이러니한 생각이 들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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