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 열

출산부터 육아까지 남편 눈으로 바로 보다.

by 온아

5. 열


시간은 우리 부부에게 '적응'이라는 선물을 주었다. 평화로운 일상이 시작되나 싶었다. 그런데 온유가 생후 50일이 막 넘었을 때 열이 나기 시작했다.

100일 이전에 아이가 열이 나는 경우는 드물기도 하고, 일반적인 상황이 아니기에 동네 소아청소년과에서는 신생아를 치료하는 경우가 없었다.


특히나 지방에서는 종합병원이나 가야 신생아를 검사할 수 있었다. 열이 발생하고 나서 우리 부부는 아는 것이 하나도 없기에 우선 근처 소아청소년과 두 곳을 방문했다. 치료를 할 수 없다면 이유라도 알 수 있나 싶어서였다.


첫 번째 소아청소년과에서는 요로감염을 의심했다.

의심 많은 우리 부부는 다른 병원에서 한 번 더 진료를 받아보고 판단하기로 결심했다.

두 번째 소아청소년과에서는 마음 졸이지 말고 밤새 열이 안 내릴 경우 큰 병원으로 가는 것이 좋다고 당부했다.

큰 병원이란 우리 집에서 승용차를 타고 50분은 달려가야 갈 수 있는 거리였다.

집으로 돌아온 아내와 나는 간절히 기도했다.

제발 이 열이 밤새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정상으로 돌아오길 바라면서 말이다.

하지만, 이 간절한 바람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다시 열이 나기 시작했다. 우리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최소한의 짐을 싸서 밤중에 큰 병원으로 출발했다.

나와 아내는 "괜찮을 거야, 괜찮을 거야."를 서로에게 위로삼아 말하면서 말이다.

병원으로 달리는 차 안에서 오만가지 생각이 나를 사로잡았다. 온유가 배 속에 있을 때 딱 하나 기도했던 것이 있다. 바로 듣고, 말하는 건강함을 간절히 갈구했다.

이유는 나의 어머니, 아버지가 청각장애인이기 때문이다. 2남 1녀 우리 형제들은 유전적으로 이상이 없었지만, 혹시나 행여나 하는 마음에 ‘배 속에 아이만큼은 제발 아무 일 없게 해 주세요.’라고 기도했다. 걱정과 다르게 온유는 건강하게 아무 이상 없이 태어났다.


문득 어릴 적 동네 어른들이나 할머니들이 하는 말이 떠올랐다.. 어릴 적 고열이 나거나 큰 병을 앓고 나면 벙어리가 되기도 한다는 말이었다. 운전대를 잡고 병원으로 가는 길은 나에게 초조함 그 자체였다.

그래서 지금도 난 온유가 열이 나면 예민한 반응을 보인다.


외래진료가 끝난 깜깜한 밤.

우리의 선택은 응급실이었다.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다급한 부모 마음은 밤새 고열로 씨름하는 아이의 모습을 볼 인내력은 애초에 없었는지도 모른다. 그날 밤은 출산했을 때만큼 이 나 기나긴 밤이었다. 바늘이라고 들어갈 곳이 없어 보였지만, 주삿바늘은 알레르기 반응을 한다는 명분으로 온유의 살을 비집고 들어갔다. 그리고 열의 원인을 알기 위해 피검사를 했다. 날카로운 바늘이 고운 살결을 뚫을 때마다 엄마와 아빠는 마음이 아팠다.


병실을 배치받기 전까지는 한없이 기다림의 연속이었다. 온유에 미안했다.

혹시 나 때문에 병균이 옮았을까?

대체 뭐가 문제였지?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죄책감이 밀려왔다.

제발 아프지 말렴, 제발 아프지 말렴. 온유야….

처음과 다르게 나는 이성을 찾아가고 있었다.

하지만 아내는 초조해하며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불과 30일 전만 해도 아내는 아이의 탄생을 부정했던 사람이다. 하지만

지금은 누구보다 마음 아파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런 아내 모습도 내가 처음 본모습이었다.

엄마로서 아이를 진심으로 걱정하며 눈물 흘리는 모습은 처음이었다. 우울증으로 아이를 부정하던 모습은 온데간데없었다.

그렇게 아내는 엄마라는 이름으로 성장하고 있었다.

아마 신생아 시절 아이가 병원에 입원한 경험이 있는 부모들은 공감할 것이다. 주삿바늘 하나에 얼마나 부모 마음이 찢어지는지를 말이다.


이런 부모들의 마음을 헤아려주는 병원 측의 배려 아닌 배려는 주삿바늘을 아이한테 찌르는 순간 부모를 처치실 밖에서 대기하게 한다.


간호사 두 명이 처치실로 들어간다.

한 사람은 주사를 놓는 간호사이고, 또 한 사람은 아이를 붙잡는 사람이다. 우리 부부는 밖으로 나온다.

그리고 굳게 문이 닫히고 고요한 병원 복도에 이윽고

온유의 울음소리는 찢어질 듯 울려 퍼진다.

그리고 나와 아내는 억장이 무너진다.

다른 사람 귀에는 이 울음소리가 그저 아이의 울음소리로 들리겠지만, 부모 마음에 이 울음소리는 비통함이요 절규이자 삶을 애원하는 소리로 들린다.


간호사들은 죄가 없다.

누구보다 열심히 아이가 다치지 않게 했을 뿐이다.

하지만 그 당시에는 간호사가 미웠다.

어찌 보면 큰 병이 아닌 이상 입원, 주사 아무것도 아니지만, 대상이 너무 작디작은 어린 생명이기에 이토록 마음이 아플지도 모른다. 우여곡절 끝에 우리는 입원실을 배치받았다. 요로감염과 뇌척수막염 아이가 걸릴 수 있는 모든 병의 가능성을 열어두고 검사를 했다.

그리고 작은 발등에 링거 바늘이 꽂아졌다.


결과적으로 걱정했던 상황은 아니었다.

병명은 모세기관지염이라 했다.

감기와 비슷한 증상으로 아이들에게 많이 발생하는 병이라고 한다. 신생아들한테는 감기도 위험하긴 하지만, 감기 때문에 온유에게 그렇게 수많은 주삿바늘을 견디게 했나...라는 마음이 들었다.


나와 아내가 조금만 더 조심하고 온유를 관리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은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모든 검사 결과가 나오고 이제 퇴원해도 좋다는 의사의 마지막 진단을 받기까지는 5일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그래도 우리는 큰 병이 아니고 건강하게 퇴원할 수 있음에 감사했다. 굳이 경험하고 싶지 않은 병원 신세로 엄마는 엄마대로, 아빠는 아빠대로, 온유는 온유대로

또 한 번의 성장통을 겪었다.


하나님이 인간을 만들 때 1살부터 5살까지는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게 만들어주셨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적어도 아이가

“엄마 & 아빠 저 어디가 아파요.” 하고 의사소통이라도 되게 말이다.





《부모가 알아야 할 신생아 응급상황》

1. 고열이 날 때

신생아 정상체온은 약 37도이다. 개인차가 있으니 평상시 평균 체온을 체크해 두는 것이 좋다. 밤에 열이 날 때는 옷을 벗겨주거나 미지근한 물로 적신 수건으로 몸을 닦아 열을 낮추는 법이 있다. 단, 생후 3개월 미만의 아이가 열이 날 경우 이런 전제에 앞서 바로 병원으로 가는 것이 좋다. 부득이하게 즉시 병원으로 가지 못할 경우 타이레놀 시럽이나, 좌약을 이용해야 한다. 신생아 경우 고열의 원인이 감염성 균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기에 열에 관해서는 관심을 두는 것이 중요하다. 신생아는 스스로 체온을 조절하는 능력이 떨어지기에 열이 오르거나 내릴 수 있기에 열에 대해 부모가 관심을 두는 것이 중요하다.


2. 이유 없이 아이가 자지러지게 울 때

낮에는 잘 놀다가 한밤중에 자지러지게 울거나 온몸을 웅크리고 주먹을 꽉 쥐고 얼굴이 빨개지도록 자지러지게 우는 것이 주 3일 최소 1주일 이상 지속되면

영아 산통이라고 본다. 대부분 100일 지나면 대부분 호전된다. 이럴 땐 당황하지 말고 품에 안아주거나

배를 따뜻하게 해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 일시적으로 특수 분유나 유산균을 처방해 장을 편하게 해주는 것을 병원에서 처방하기도 한다. 증상 중 구토나 혈병이 발생한다면 즉시 병원으로 방문하는 것이 좋다.


3. 황달이 지속될 때

신생아의 60% 정도는 겪는 흔한 증상이다. 보통은 생후 2~3일부터 7일 사이에 생겼다가 자연스럽게 사라지지만, 갓 태어난 아이에게 황달이 있거나 2주에서 4주 이상 오래간다면 다른 병에 의한 황달이 아닌지 확인해봐야 한다. 단 모유만 먹는 아기에게는 한 달 이상 지속되는 경우도 있기에 판별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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