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 세 살 인생 첫 사회생활

출산부터 육아까지 남편 눈으로 바라보다.

by 온아

7. 세 살 인생 첫 사회생활


어린이집에서 발생한 아동학대 사건이 뉴스에 도배된다. 잊을만하면 벌어지는 사건이다.

이런 뉴스를 보고 있자니 화가 머리끝까지 차오른다.

욕이 절로 나오기도 하고 모자이크 된 관련 영상은 차마 끝까지 보기 힘들 정도이다.

3살 온유도 이제 어린이집을 알아보고 있는 터라 아내와 나에게는 더욱 무겁게 다가오는 뉴스이다.

아이가 없을 때는 그저 사회면을 장식하는 안타까운 뉴스였지만, 이제는 우리 이야기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에, 당장 어린이집을 선택해야 하는 시기에 마음이 굉장히 혼란스럽다.

보내야 하나? 보내야 한다면 어디로 보내야 하나? 고심 끝에 선택한 어린이집은 과연 괜찮을까?

어린이집을 선택하는 것은 전적으로 아내에게 맡겼다.

아내는 여러 어린이집을 후보로 알아보고 나에게 브리핑하듯 장단점을 설명해 주었다.

영어교육이 장점인 어린이집도 있었고, 체육과 미술이 강점이 어린이집도 있었다.

주 양육자가 아내이기에 나는 아내의 의견에 더 귀를 기울이고 조금이라도 아내의 마음이 가는 쪽을 포착해서 힘을 보태준다. 배에 선장이 두 명이면 오히려 목적지로 가는 길이 더디기에 육아에 관련된 모든 결정은 아내에게 맡겼다. 나는 기꺼이 부선장이 되었다. 이러한 내 생각은 지금도 변하지 않고 있다. 더불어 훈수를 둘 생각도 없다.


아내는 고심 끝에 집과 근거리에 있는 어린이집을 선택했다.

모든 변수에 빠르게 대처할 수 있고, 또한 교회에서 운영하는 어린이집이라 적어도 아내의 마음에 불신을 최소화할 수 있는 이유에서였다. 이것으로 온유의 첫 사회생활이 시작될 곳이 정해진 것이다.

며칠은 아이가 어린이집에 적응한다는 명목으로 아내가 온유와 함께 어린이집으로 동행한다.

처음에는 짧은 시간으로 시작에서 점차 어린이집에 있는 시간도 늘려갔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아내와 온유는 분리하게 되었다.

이것은 온유뿐만 아니라 모든 어린이집에서 적용되고 간혹 유치원에서도 적응을 훈련하는 아이들도 있다.

온유가 어린이집에 적응하기 시작하면서, 아내는 온유를 등원시킨 뒤 잠시 숨을 돌리고

밀린 집안일부터 그동안 만나지 못한 사람들도 만나고, 온유가 첫 어린이집 생활을 시작한 것과 더불어

멈췄던 아내는 사회생활을 시작했다고 한다.

아내는 하원 시간이 되면 어린이집으로 가야 하는 신데렐라가 되었다.

차차 일상으로 돌아가는 듯했지만 잠시의 자유를 얻은 아내의 마음은 마냥 편하지 못했다.

훗날 아내에게 들은 이야기지만 아내는 어린이집에 가서 적응을 잘할지 또는 혹시나 선생님한테 미움을 받지는 않을지 걱정하기도 했지만, 그보다 더 큰 마음은 아이를 너무 일찍 어린이집으로 보낸 것은 아닌지에 대한 미안한 마음이 더 컸다고 한다. 아빠가 느낄 수 없는 그런 감정들을 아내는 느끼고 있었다.

아빠는 퇴근 후 당장 눈앞에 아이를 보고 있지만,

아내는 눈앞에 보이지 않아도 늘 아이를 머릿속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용기”

아이와 엄마 그리고 아빠까지 아이의 첫 사회생활을 위해 가장 필요한 단어가 아닐까?

온유도 아침마다 엄마와 아빠가 없는 낯선 공간에 가야는 용기를 수없이도 냈어야 했을 것이다.

용기가 나기도 하지만 가끔은 용기가 나지 않아 울음으로 자신 없는 마음을 표현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다가도 용기가 다시 생겨 씩씩한 발걸음과 함께 어린이집으로 향했을지도 모른다.

단지 엄마와 아빠는 아이가 용기가 나도록 믿어주고 행여나 용기가 거품처럼 금방 사라지더라도 기다려주면 된다. 이것이 아이의 첫 사회생활을 도와주는 부모의 첫 발걸음일지도 모른다.

적응을 못 한다고 초조해할 필요도 없고 남들과 비교할 필요도 없다.

엄마와 아빠의 용기는 아이를 믿고 보내주는 용기이다.

아이가 해낼 수 있다는 믿음과 더불어 의심이 아닌 믿음을 가지고 어린이집 유치원을 바라볼 수 있게 용기를 내어야 한다. 아침마다 가기 싫다고 우는 아이를 보며 짜증 낼 필요가 없다.

급한 마음은 알겠지만, 엄마와 내가 사랑하는 이 집과 떨어져야 한다는 것은 아이에게 얼마나 큰일이고 마음 아픈 일인지 입장을 바꿔 생각해 보는 것은 어떨까?

어느덧 유치원이 된 온유도 가끔 유치원에 가기 싫다고 할 때도 있다.

눈물을 보이지 않지만, “열이 나는 거 같아.” “목이 좀 아파요.”

꾀병으로 쉬고 싶다는 마음을 표현할 때도 있다.

이것은 우리가 회사 하루 쉬고 싶은 마음이나 한 번씩 여행이라도 훌쩍 떠나고 싶은 마음과 같을 것이다.

이런 온유를 보면 그저 피식 웃으면 설명해 주고 다시 유치원으로 보내고는 한다. 앞으로도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많은 시작이 있을 것이다. 이런 과정들을 겪으면서 스스로 용기의 크기를 키워나갈 것이다.

온유의 어린이집 생활은 성공적이었다.




《어린이집 이야기》

*어린이집을 보내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 있다.

1. 맞벌이 부부

맞벌이로 인해 아이를 돌봐줄 상황이 안 되기 때문이다. 양가 부모님의 도움이 없다면 어린이집을 보낼 수밖에 없다. 이 이유는 시대가 변하면서 가장 크게 작용하는 이유일 것이다.


2. 교육을 위한 선택

엄마 혹은 아빠가 일을 하지 않더라도 아이에게 해주지 못하는 경험과 체험 사회활동을 전문가의 손으로 교육할 수 있다는 점에서 보내기도 한다. 집에서 하는 교육은 아무래도 한계가 있기에 어린이집을 선택하기도 한다.


3. 외동의 비율 증가

외동들이 많아진 가정에서 혼자는 집에서 보내는 것보다 “함께”라는 것을 경험할 수 있다는 점이다. 출산율이 매년 최저치를 경신하고 있는 사회적 현상에서 형제가 아닌 또래 친구들과 함께 생활하는 곳은 바로 어린이집이다.


이처럼 상황은 다르지만 모두 긍정의 요인들이 있다. 엄마가 집에 있으면서 어린이집을 보냈다는 따가운 시선은 이제 받아서도 안 되고 주어서도 안 되는 시대이다.


*어린이집 선정하는 팁


1. 보육시설 평가 인증 확인하기

아이를 믿고 맡기기 위해서는 공신력 있는 인증을 받았는지 확인해야 한다. 보건복지부에서는 보육환경, 운영관리, 보육과정, 상호작용과 교수법, 건강과 영양, 안전 등 총 6가지 영역으로 구성된 70개의 지표를 바탕으로 보육시설 평가인증을 실시하고 있다.


2. 최소 3곳이 이상 비교해 보기

새로운 보금자리를 구하기 위해서 열심히 발품을 파는 것이 중요하다. 보금자리만큼이나 혹은 더 중요한 아이가 생활할 첫 어린이집을 위해서 최소 5곳은 방문하여 각각의 장단점을 파악하고 우리 아이 성격에 잘 맞는 곳으로 선택해야 한다.


3. 원장의 성품과 교육철학 확인하기

첫인상이 모든 것을 파악하기는 힘들겠지만, 어린이집을 운영하는 원장의 마인드는 굉장히 중요하다. 원장의 가치관과 부모의 가치관이 잘 부합하는지 확인하는 것이 꼭 필요로 한다.


4. 어린이집의 전체적인 분위기와 아이들 표정 확인하기

어린이집에 방문했을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분위기이다. 분위기 속 선생님도 중요하겠지만, 아이들의 표정 하나하나를 살펴보는 것도 굉장히 중요하다. 아이들은 표정으로 거짓말을 하지 못한다. 땀 흘리며 놀고 행복해하는 아이들의 표정을 읽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5. 거리와 비용 따져보기

모든 조건이 맞더라도 부모 욕심에 터무니없는 거리의 어린이집을 선택한다면 아이도 부모도 장기적인 면에서 보았을 때 득이 될 것이 없다. 매일 아침 쫓겨야 하며 등·하원 시간이 길어지므로 그만큼의 시간을 잃는 샘이 될 것이다.


여러 조건이 있지만 솔직히 모든 것이 부모 마음에 쏙 드는 곳을 찾기란 하늘의 별을 따는 것과 같다. 부모가 가장 중요시하는 것 하나와 내 아이의 성향에 잘 맞는 곳을 찾는 것을 우선순위로 한다면 조금이나마 수월한 선택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아이를 키울 때 필요한 것은 욕심이 아니라, 용기이다.”

이전 06화06. 그 이름도 거룩한 통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