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미워도 다시 한번

결국, 그리울 사람들...

by 온아




아버지 칠순이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가족여행을 계획했다.

새로운 가족이라고 불릴 수 있는 아내와 아들과는 셀 수 없을 정도로

여행을 다녔다.


마치 내가 어릴 적 경험하지 못한 가족과의 여행을 하기 위해

분풀이라도 하는 듯이 여유가 생기면 시간이 생기면 무조건

여행을 떠났다.


하루도 좋고 1박도 좋고 길면 길수록 나에게는 큰 행복으로 다가왔다.

여행에 미친 사람은 아니지만

여행을 좋아하는 나에게 부모님과 형제들과의 여행은

단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다.

지금은 가지도 않지만

명절 때 고속버스를 타고 잊을 수 없는 버스 냄새에 멀미를 하며

귀성길 행렬에 동참했던 것이 우리 가족이 다니는 여행 아닌 여행이었다.


어머니가 몸이 불편하셔서

부모님 집에서 가까운 곳으로 숙박일정을 잡았다.

특별할 거 없지만 처음으로 형제가 역할을 분담하여 여행을 계획했다.

큰아들은 숙박비

딸은 부모님 용돈을

마지막으로 막내인 나는 모든 계획과 장을 보는 역할을 맡았다.


내심 걱정이 됐다.

여행과 거리가 먼 우리 가족이 여행에 가서

서로 얼굴 붏히거나 짜증 내는 일이 있지는 않을지

혹은 재미없는 여행으로 기억되어

괜히 갔다는 말이 나오지는 않을지 말이다.

야속했다.


남들은 평범하게 느낄지도 모르는 여행이

왜 나에게는 불안과 부담으로 느껴지는 것일까?

괜히 부모님을 탓해보았다.


D-day


역시나 모두는 조용했고 떠들고 신이 난 건 6살 아들뿐이었다.

하지만 짧은 시간이 흘렀고 이전과 같은 고요함이 있었지만

다들 표현 방법을 몰랐을 뿐 각자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행복함을 표현하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안도의 한숨이 마음속 깊은 곳에서 새어 나왔다.

첫 가족여행이 특별할 거 없었지만

쓰러진 지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병원과 집에만 계셨던 어머니는

남몰래 눈물을 훔치고 계셨다.

아버지는 우리 형제들을 졸졸졸 따라다니면서

돈 나가게 이런 곳을 했냐 뭐 이런 걸 다 사 왔냐

잔소리 투성이었지만,

늘 듣던 그 잔소리가 오늘만큼은 듣기 싫지가 않았다.


미우나 고우나

사람과 사람의 관계는 이별을 하게 되어있다.

가족과도 정해진 하늘의 때가 되면 이별을 할 것이고

가족이 아니더라도 친구, 동료 그 누구와도 영원한 것은 없다.


그게 인생의 진리이다.

그중 가족만큼은 미운 정으로나마 그리워질 때가 있을 것이다.

분명 우리에게는 기회가 있다.

미운 정을 고운 정으로 바꿔줄 기회말이다.

감정의 골이 깊을수록 기회는 적고 쉽지도 않겠지만,

어차피 이별은 막을 수 없다.

가족의 행복을 위해서가 아니라

내가 조금이나마 마음 편한 행복을 위해서 기회를 만들고

잡았으면 좋겠다.

오늘 하루 핸드폰을 들어 가족 누구에게나

수줍게 통화를 했으면 한다.

“여보세요? 나야. 엄마, 잘 지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