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언행불일치

인정하는 순간 찾아오는 행복

by 온아




초등학교 몇 학년인지 정확한 기억은 없지만

백일장 대회에 출전해서 ‘약속’이라는 주제로 장려상을 수상한 적이 있다.

내 인생에 있어 처음이자 마지막 글쓰기의 수상경력이다.

그래서인지 장려상은 기억력 안 좋은 나에게도 깊이 박혀서

잊히지 않는다.


이번에 다시 약속이 내 글의 주제가 되어

나에게 수많은 물음을 던져 주었다.

초등학교 어린 나와 다르게 지금은

몸과 마음이 훌쩍 커버린 시간이지만 말이다.


태어나면서부터 죽음을 맞이할 때까지 우리는 수많은 약속을 하며 살아간다.

타인과 한 약속부터 자신과의 약속들로 살아가고 있다.

약속이라는 단어 속에 스스로를 가두며 말이다.


“다이어트를 해야지.”

“내일부터 망할 놈의 담배 끊어야지.”

“올해는 꼭 책 한 권 읽어야지.”

“이번 시험은 반드시 합격을 해야지.”


일상에 사소한 약속부터 시작해서

자기 자신의 인생이 걸린 약속까지 약속을 하며 살아간다.

대부분 실패로 돌아가는 이런 약속은

나 자신을 언행불일치한 자로 여기면서


“난 역시...”

“이래서 저래서 못한 거야.”


자기 위로와 합리화 속에서 누구도 물어보지 않는

타당성을 찾으려고 애를 쓴다.


나 또한 그 많은 약속을 지키지 못한 파렴치한 사람이었다.

약속을 지켜서 약속을 이행하는 사람의 기쁨을 누리고자

책도 읽어보고 유튜브 강의도 찾아보면서

그 누구보다 나와의 약속을 지키려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바로 언행일치가 되는 그런 사람말이다.


해야 할 일이라는 이름으로 다이어리 혹은 핸드폰에

밑줄 긋기에 빠져서 금방 지쳐버리기가 십상이었다.

그러고는 목록은 다시 꺼내어 보지 않는 일상의 반복이었다.


“작심 3일”


누구도 시키지 않은 압박 속에서 성공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이런 일상이 반복되면 될수록 지키지 못한 약속들을 한 내가

야속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와이프에게 호기롭게 이번에는 내가 이것을 해내고 말 거야!

호언장담 했지만 대부분 실패로 돌아오기도 했다.

그러고는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시치미를 떼 본다.


‘난 역시 성공할 유전자는 아닌가 보다...’


마음을 고쳐먹기로 했다.

언행불일치 한 인생을 경험이 쌓이는 인생으로 말이다.

이 또한 자기 합리화 일수는 있지만,

작심 삼일이 반복되고 도전에 그쳤지만 그런 날들이 합쳐져

어느 순간 나에게도 누적된 경험들이 하나씩 나오기 시작했다.


나에 대한 잣대를 한 뼘 높이기보다 한 뼘 낮추고

찬찬히 인생을 돌이켜 보았을 때 완벽은 아니더라도

내가 할 줄 아는 일들이 제법 많이 쌓였을 때

그동안의 시간이 헛되지 않다는 것을 느꼈다.


그동안 실패로 인해 씁쓸하게 번지 입가에 미소는

깨달음을 얻었다는 듯 자신감의 미소로 번지고 있었다.

나는 나를 인정하기로 했다.


"나는 언행불일치한 사람이 맞다."


하지만 그 시간이 절대 헛되지 않은 것을 알기에

불일치할지언정 다시 도전하고 다시 움직일 것이다.

결국 어느 순간 내 인생의 한 장면을 담기 위해

노력했던 시간들은 필름이 되어가고 있을 테니 말이다.


약속 = 성공 이 아닌

약속 = 경험 인 인생이 되고 싶다.


“오늘 하루 무엇을 지키지 못하셨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