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함에 떠날 준비를 하던 당신을 보지 못했다. 미련하게 당신과 만들어나갈 추억만 생각했다.
같이 걷다가 걸음을 멈추어 내 뒷모습을 보고 있었던 그대를 보지 못하고 나는 계속 걸었다. 옆에 당신이 있는지 없는지도 모른 채. 내가 두 걸음 걸을 때 네가 한걸음 덜 걸었다는 사실을 알았어야 했는데 나는 앞만 보고 걸었다. 느리게 걷던 네가 결국 걸음을 멈추고 왔던 길을 돌아가고 싶어 할 때까지 난 알지 못했다.
내가 뒤돌아 너를 찾았을 땐 이미 너는 우리가 왔던 그 길을 되돌아는 뒷모습만 보여줄 뿐이었다.
익숙함에 취해 널 보내고
나는 네가 없는 나에게 익숙해지기 위해 몸부림친다. 울며 지냈던 며칠, 속이 허했던 며칠..
이제는 허전함을 안고 아무렇지 않은척하며 하루를 보낸다.
내 잘못이란 생각은 그만해야겠다. 이미 떠난 너에게 미안해 봤자 나에게 돌아올 일은 없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