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가 사회학을 필요로 하지 않을 때

사회학을 하는 것에 대해

by oaktree

사회학은 무슨 의미를 갖는가?


사회학은 돈이 되는 학문도 아니고, 기계공학과 같이 당장 기술적으로 적용하기도 어려워 보이는 분야이다.

사회학과 학생들이 로스쿨, 고시, CPA 등 시험준비와 복수전공을 통해 취직의 활로를 찾고 있는 현실은 사회학의 위치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사회가 사회학을 필요로 하지 않을 때, 사회학은 자신이 필요한 것을 어떻게 설득할 수 있을 것인가?


사회의 필요를 인식하며 나타난 사회학의 분야에는 대표적으로 공공사회학(public sociology), 문제해결사회학(problem-solving sociology)이 있다. 공공사회학은 사회학이 공공을 위해 할 수 있는 역할에 주목하며, 딱딱한 학계 속의 사회학이 아니라 실제 사회와 연결된 살아있는 학문을 주장한다 (Burawoy, 2005). 문제해결사회학은 사회학의 역할은 현대 사회의 문제를 비판하고 새로운 방안을 제시하는 것에 있다고 본다 (Parasad, 2021). 이렇게 새로운 사회학의 분파들은 실생활에 적용되고 도움이 될 수 있는 사회학을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사회학의 탄생은 그 자체가 사회 문제 해결을 위해 탄생한 학문이었다. 사회학이 사회에 도움이 되고자 하는 것은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니다. 사회학은 항상 사회의 도움이 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었으나 최근 길을 잃고 있었다고 보는 것이 올바른 진단일 것이다. 이에 따라 사회학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 사회학이 왜 필요한지 다시금 돌아볼 필요가 있다.


이 글에서는 내가 왜 사회학을 선택하고 사회학의 길을 가고자 하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여기에는 사회학의 장점과 사회학이 가지는 태도의 두 가지를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우선 이 글에서는 내가 사회학을 하는 이유인 사회학의 장점을 다루고자 한다.(ps. 태도도 섞여있음)


사회학의 장점으로는 내용과 시각의 두 가지 측면이 있다.


첫째, 사회학의 주제로 대표적인 것은 권력(Power)과 불평등(Inequality)이 있다. 이러한 내용을 위주로 여러 사회 분야를 분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시각이 될 수도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권력과 불평등이라는 내용은 사회학 자체의 장점이 되는 부분이다.


둘째, 사회학의 시각

사회의 연결에 대한 시각, 원인의 원인을 파고드는 분석, 새로운 시각으로 보기 등이 있다.

사회학은 각 분과마다 다양한 주제로 나누어져 연구를 하고 있다. 불평등을 다루는 사회학자와 MRI를 찍는 의료사회학자는 사회학은 얼핏 보면 아예 다른 학문으로 보일 수도 있다. 이에 따라 학문적 분야보다는 사회학이 가진 접근법의 강점을 통해 사회학을 하게 된 이유를 알아보고자 한다.


1.사회학은 '관계'를 보는 학문이다.

사람들 사이의 연결, 그리고 연결되지 않은 것을 살핀다.사회학이 추구할 수 있는 방향은 단순히 인간 사이의 관계, 기업 사이의 관계와 같은 사전적 관계에 그치지 않는다. 사회학은 간격, 틈(Chasm)을 연구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가장 큰 강점을 갖는다. 모두가 '사회'와 같은 큰 그림을 보고 있거나, '개인'과 같은 작은 단위에 집중할 때 사회학은 나눠져 있는 생각의 틀을 잇는 관계를 본다. 층위를 넘나드는 접근을 하는 것이다. 개인이 사회에 끼치는 영향과 사회가 개인에 끼치는 영향을 동시에 파악할 때 사회학은 자신의 장점을 유감없이 발휘하게 된다.


2.사회학은 '질문'하는 학문이다.

사회학적 상상력(Sociological Imagination)으로 대표되는 사회학의 질문하기는 사회학자들을 쉽게 프로 불편러 인식되도록 하고는 한다. "우리, 다른 각도에서 생각해볼까?" "처음부터 그랬다고? 정말 그럴까?" "그 부분도 새로운 문제이지 않나요?"

이 부분은 태도로 이어지기에, 다음 글에서 바우만의 글과 함께 더 다뤄보려고 한다.


3.사회학은 '다양성', 다름을 보는 학문이다.

사회학의 대표적인 DNA는 비교사회학이다. 뒤르켐이 자살론을 통해 개신교와 천주교의 차이를 비교한 전통에서부터 시작하여서, 사회학은 다름을 인식하고 이해하고자 한다. 다르다는 것을 아는 것은 상대를 이해할 수 있는 시작이다. 차이점을 알지 못한다면 잘못된 적용을 하기 쉽다. 우리는 매번 스칸디나비아 반도의 스웨덴, 핀란드, 덴마크를 벤치마킹하려고 한다. 그러나 해당 국가들의 제도가 우리나라에 그대로 들어오면 성공적으로 작동하기는 복권 당첨과 같다. 그 나라에서 성공했기 때문에 좋은 제도인 것이 아니라, 그 나라였기 "때문에" 성공한 제도였던 것이기 때문이다. 다른 조건과 사회적 배경을 가지고 있는 사회들을 그 특징에 알맞게 분석하고 설명하고자 하는 것, 이것이 다양성을 보는 사회학의 장점이다.


4.사회학은 '상호작용'을 보는 학문이다.

다른 모든 것들도 매우 큰 강점이지만, 환경을 사회학적으로 연구하고자 하는 나에게 가장 크게 다가오는 부분이다. 사회현상과 문제들은 한 가지 부분만 보아서는 원인을 찾고 해결하는 것이 불가능한 경우가 많다.


환경문제를 예로 들어 보자.

오염물질을 생산하는 회사(시장)만이 문제일까?

소비를 줄이지 못하는 개인(시민사회)만 문제일까?

규제를 하지 못하는 정부(국가)만 문제일까?

그럴리가 없다. 모두가 다 상호작용해서 만들어지는 것이 환경문제이다. 그리고 사회학은 이 세 가지 행위자들인 국가, 시장, 시민사회의 접점을 탐구한다.


기후변화를 기술 발전으로만 해결할 수 없고(공대), 정부 규제로만 해결할 수 없으며(행정, 정치), 기업의 혁신만으로 해결할 수 없고(경영, 경제), 개인의 변화만으로 해결할 수 없다. 그렇기에 우리는 결국 이 분야들이 상호작용하고 있는 메커니즘을 찾고, 설명하고, 고치고 싶어한다. 여기에서 이들의 상호작용에 집중하는 사회학이 필요한 것이다. 결국 문제의 해결은 한 부분이 아니라 사회 전체가 바뀌어야 가능하기 때문이다.



사회가 사회학을 필요로 하지 않을때, 사회학은 그 필요성을 보여줘야 한다.


그렇기에 이론적 논의도 중요하지만 사회 문제를 대중에게 설명하고, 이해하도록 돕는 역할을 잊어서는 안된다. 단순히 독립변수 하나를 더 하는 연구가 아니라 그 연구가 사회에 갖는 의미를 고민할 때, 사회학이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참고문헌

Burawoy, M. (2005). For Public Sociology. American Sociological Review, 70(1), 4-28.

Prasad, M. (2021). Problem-solving sociology: A guide for students. Oxford University Press.

Bauman, Z., Jacobsen, M. H., & Tester, K. (2016). What use is sociology?: conversations with Michael Hviid Jacobsen and Keith Tester. John Wiley & So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