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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알로하링 Jul 29. 2020

15. 난임병원,일단 오기는 했는데 잘 모르겠다

복잡,미묘,혼란,심란 등 다양한 생각이 공존했던 난임병원







난임병원 방문 , 일단 오기는 했는데 잘 모르겠다
복잡,미묘,혼람,심란 등 다양한 생각이 공존했던 <난임병원>



병원을 선택하는데는 그렇게 어렵지 않았다. 최소한의 선택지를 가지고 최선의 선택을 하는게 내 모토인데 그러기 위에 내가 난임병원을 선택하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거리'였다. 무조건 가까워야 돼.

사실 전화를 걸어 예약하는 것은 아주 쉬웠다. 하지만 그 전화를 거는 것 자체가 나에게는 어렵고 결정하기 힘들었던 일이라 막상 전화번호를 눌러 통화 연결이 되고 난 후에는 서둘러 예약을 잡으면 끝이였다.

(많은 것에 도전적인 사람인데 내가 유일하게 도전하기 어려웠던 것들)


네, 일단은 어떻게 하는지 좀 알아보려구요. 처음 방문이예요.


예약은 쉽게 끝났다. 휴대폰 넘어로 날짜를 전달 받고 전화를 끊자마자 예약 완료 문자도 도착했다.

내가 그동안 끙끙 앓던 시간들에 비하면 1분도 걸리지 않았던 난임병원 예약.


일을 놓고 싶지 않은 직장인이라 되도록 회사의 업무 시간을 잘 활용해 병원을 방문해야 하는데, 아침잠이 많은 나이지만 병원에 가기 위해 오전 진료를 선택했다. 눈이 번쩍 떠질까? 걱정했는데 난임병원이고 뭐고 내 아침 습관은 영향이 없구나 라고 느꼈다. (늦지는 않지만 아침에 일찍 일어나기는 어려웠다)

마을버스로도 충분히 갈 수 있는 거리임에도 늦을까봐 택시를 탔고, 이동하는 동안 남편과는 서로 몇번이고 얼굴을 마주치며 '우와 진짜 두근두근 거린다' 라는 말을 했다.


난임병원 도착 -


아마 많은 사람들이 느꼈을 것 처럼 난임병원의 오전 진료는 사람이 정말 많다. 다양한 이유에서 오전 진료를 선택하겠지만 처음 방문해 본 우리 부부에게는 이렇게나 사람이 많아? 라고 놀라울 뿐이였다. 간단하게 접수를 마치고 문진표를 작성하고 간단한 상담이 이루어 진다. 다소 취조 하듯이 물어보는 상담사에게 불쾌감을 느꼈다는 분들도 있었는데 나는 상담사를 떠나서 난임병원이 가지고 있는 차분하고 따듯한 공간속에서도 복잡,미묘,혼란,심란함을 느껴서 조금 힘들었다. 무언가 계속 주위를 살피게 되었고 도통 침착하고 차분해 질 수 없었다. 들려오는 음악소리를 클래식 같았지만 그 속을 뚫고 내 심장은 135bpm 정도 였던 것 같다.


대기명단에 내 이름이 보였고, 언제쯤 불려질까? 생각했을 즈음 내 이름이 불려졌다.

함께 온 남편도 같이 들어가는 건가? 싶었는데 나만 들어갔다. 같이 들어가도 되는건지 물어볼 겨를도 없었다.


'3년6개월 정도면 시험관을 바로 권유할 수 있을 정도 입니다'

'혹시 쌍둥이를 원하시나요?'


난임병원이라 익히 빙빙돌지 않는 빠른길을 안내해줄 거라고 예상은 했었지만 너무나도 빠른 솔루션에 혼란스러웠다. 이윽고 임신할 몸이 되었는지 필요한 질문을 해주시긴 했지만 잠깐 동안 내 머릿속에는 계속 위의 두 문장만 맴돌았다. 꼭 해야 할 검사들이 있는데 나는 그 중 한 가지 검사만 가능한 상태라 초음파를 진행했다. 다행스럽게도 걱정했던 난소나이 부분은 내 나이와 맞거나 그보다는 어리게 나올 것이라고 한다.


나의 첫 난임병원 방문은 희망,친절 보다는 내 스스로 극복하지 못한 복잡,미묘,혼란,심란 그 자체였다.


혼자 갔다면 아마 더 혼란스러워서 견뎌내지 못했을 것 같은 공간이였다.


하지만 우리는 병원의 프로세스에 맞춰 보기로 했다.

한번 도전 했으니 두번째는 어렵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이제 주사위는 던져졌다.

우리에게 어떤 결과가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언제가는 꼭 만나게 될 행복'을 위해 이 곳에 집중해 보기로 했다.


어려운 선택과 결정 그리고 방문 이였다.

잘부탁드립니다. 우리 부부를 - !



7년 연애 후 결혼 4년 차, 신혼의 기준이 아이가 있고 없고 라면 우리는 아직 신혼부부. 원인 모를 난임으로 스트레스도 받지만 뭐든 써내려 가다 보면 조금 위안이 됩니다. 내려놓기가 어려워 우리만의 방식으로 감당해보는 시간. ㅣ 일복 wait for you <난임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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