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m가 넘는 빠에야 냄비가 있다고요? 10만 명이 먹는다구요?
스페인의 볶음밥 빠에야 (Paella)에 대해 알아볼게요.
빠에야 (Paella)는 스페인 요리 중에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알려져 있는 매우 기본적인
요리이며, 다양한 재료로 수많은 레시피가 나올 수 있는 메뉴입니다. 특히 사프란이라는
노란색 향신료가 들어감으로써 향과 색이 매우 강렬한 밥요리죠.
소프리또 (Sofrito : 올리브유에 다진 야채와 향신료를 넣어 볶은 건데요, 우리로 치면 양념 다진 양념이라고나 할까요?)로 향미를 낸 베이스에 다양한 해산물과 육류, 야채를 넣어 익혀 먹습니다.
빠에야 (Paella)는 스페인 발렌시아 지방의 쌀요리로서, 이 말의 어원은 “프라이팬”을 뜻하는 단어였어요. 스페인을 지배했던 무어인들은 10세기경 스페인에서 쌀을 재배하기 시작했고, 쌀은 이후 스페인의 요리의 주요 재료로 등장합니다.
원래 빠에야는 쌀 농부와 농장 노동자들에게 점심으로 제공되던 메뉴였는데요, 주위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들인 토마토, 양파, 닭고기, 토끼고기, 달팽이 등으로 조리하여 먹었다고 해요.
커다란 팬에 요리하게 된 기원도 아마 이렇게 여러 사람들이 한 번에 먹을 수 있어야 했기 때문에 생겨난 게 아닌가 싶습니다. 마치 우리의 공사장 함바집 밥솥처럼요.
전통적인 빠에야 (Paella) 팬은 둥글고 얕고, 지름이 매우 넓어서 다양한 재료를 넣고 조리하기 용이하고, 양쪽에 손잡이가 있죠. 스페인 여행 가시는 분들 중에 대형 빠에야 팬 사 오시는 분들 종종 계시더라고요.
빠에야 (Paella) 재료
제일 중요한 재료인 쌀
빠에야에 사용되는 쌀은 봄바 쌀이 사용되는데요. 이 쌀은 조리 과정에서도 그 모양이 흐트러지지 않고 둥근 모양이 잘 유지되기 때문에, 빠에야에는 늘 봄바쌀이 사용되는데요. 만일 없다면 일반 쌀을 사용해도 됩니다.
고기와 해산물
닭고기, 초리소, 토끼고기, 새우, 조개, 장어, 돼지고기 등 다양한 단백질 재료들이 사용됩니다.
야채
양파, 피망, 완두콩, 병아리콩 등 다양한 야채를 넣을 수 있습니다.
사프란
모든 종류의 빠에야 (Paella)에는 노란색 향신료인 사프란으로 양념한 쌀이 들어갑니다. 사프란에는 특유의 향과 색이 있어 빠에야의 색을 결정합니다. 오늘날 대표적인 빠에야의 색을 노란색으로 누구나 기억하게 되는 것은 바로 이 사프란 때문이죠.
빠에야 (Paella) 종류
발렌시아 빠에야 (Paella)
가장 전형적인 정통 빠에야로서, 스페인 전역에서 가장 보편적으로 요리되는 종류인데요. 재료로는 토마토, 고추, 양파, 마늘 소프리토가 필요하고, 육류는 토끼고기를 사용합니다. 쌀을 넣을 때 물 조절을 잘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데요. 쌀 한 컵당 물 두 잔이 좋습니다. 여기에 레드 와인과 함께 먹는다면 금상첨화인 메뉴예요.
고기 빠에야 (Paella)
스페인의 주말요리로 인기 있는 메뉴이며, 재료는 닭고기를 사용하는데요. 고기에 양념의 풍미가 잘 배도록 검은 후추와 파프리카를 적당량 넣는 것이 중요합니다. 색을 위해 붉은 고추와 완두콩을 넣어 식감과 색감 모두를 높이고요. 올리브유가 들어간 사이드 메뉴와 함께 즐기면 매우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빠에야입니다.
해산물 빠에야 (Paella)
이 메뉴는 가장 지중해적인 요리라고 할 수 있는데요. 해산물에서 나오는 요오드 향과 바다의 풍미를 그대로 느낄 수 있죠. 해산물 재료로는 오징어, 새우, 홍합, 조개, 랍스터 등이 들어가고요, 여름 해안지역에서 특히 인기가 있는 메뉴입니다. 안달루시아 지역을 여행하신다면 해산물 빠에야 꼭 먹어보세요.
*랍스터가 들어간 빠에야는 특히 우엘바(Huelva) 지역에서 유명하다고 해요.
모듬 빠에야 (Paella)
고기와 해산물이 다 들어간 일종의 모듬 빠에야인데요. 고기 소프리토를 사용하여 풍미를 낸 다음, 해산물인 오징어와 새우를 넣습니다. 부드러운 고기와 해산물의 독특한 향이 조화를 이루며, 다소 강한 맛을 내는 메뉴인데요, 주로 집보다는 외식메뉴로 인기가 있다고 해요.
검은 빠에야 (아로스 네그로 ‘검은 쌀’ arroz negro이라고 합니다)
이 메뉴는 갈리시아에서 유명한데요. 세피아(sepia)라고 하는 문어나 오징어 잉크를 사용하여 쌀을 검게 색을 입혀 조리하기 때문에, 완성 후 밥 색깔이 검습니다. 재료는 해산물 빠에아와 거의 비슷하지만, 색이 검기 때문에 완전히 다른 풍미를 가진 독특한 메뉴가 됩니다. 특이한 빠에야를 먹어보고 싶다면 이 검은 빠에야 한번 도전해 보시는 것도 좋을 거 같습니다.
채소 빠에야 (Paella)
채식주의자들을 위해 개발된 빠에야인데요. 기본 재료는 *아티초크, 아스파라거스, 버섯, 올리브입니다. 우리로 치면 산채비빔밥에 비유해 볼 수 있을 거 같아요. 가벼운 맛을 좋아하시는 분들께 추천드립니다.
* 아티초크(스페인어로는 알까초화 Alcachofa : 국화과 식물. 엉겅퀴 꽃같이 생긴 꽃봉오리의 속대를 식용함
화이트 빠에야 (Paella)
색소를 쓰지 않고 하얀 쌀에 햄과 살라미 (스페인 소시지: salami)만을 넣고 만든 빠에야로서, 우리로 치면 햄소시지 볶음밥인데요. 주로 안달루시아에서 해 먹는 요리이며, 대개 따빠스 (tapas)의 형태로 맥주나 레드와인의 안주 형태로 즐긴다고 합니다.
빠에야 (Paella)는 그냥 하나의 메뉴가 아니라,
스페인 사람들이 쌀을 요리하는 방식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들을 쌀과 함께 섞어 익혀내는 방식으로서, 빠에야의 매력은 들어가는 재료에 따라 정말 다양한 레시피가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우리의 돌솥비빔밥, 산채비빔밥, 육회비빔밥, 야채볶음밥, 햄볶음밥, 회덮밥 등과도 비할 수 있을 거 같아요.
쌀이라는 재료가 마치 하얀 도화지처럼 바탕을 담당하고, 첨가하는 모든 재료의 풍미가 그 위에 아름답고 맛있게 표현되는 요리라고 할 수 있어요.
스페인의 쌀요리, 빠에야.
스페인 사람들도 역시 밥심으로 사는 걸까요? 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