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어의 과거분사

형용사로서 다양한 표현을 가능하게 마법사

by 은수자

한국어에는 형용사가 굉장히 발달되어 있죠.

가장 큰 특징 중의 하나는, 형용사도 동사처럼 단독으로 서술어 기능이 있다는 건데요.


한국어: "나는 행복하다." (형용사가 단독으로 서술어가 됨)

하지만, 영어나 스페인어는 형용사는 그 앞에 be 동사가 반드시 있어야 하죠.

image.png

I am happy : be 동사 없이 형용사 혼자서는 행복하다는 서술어가 불가능하죠.

Yo estoy feliz : 마찬가지에요, estar 동사가 앞에 없으면 feliz가 혼자 서술어가 되지 못해요

즉, 한국어는 '형용사'가 동사처럼 움직입니다. 스스로 활용하고 서술할 수 있는 힘이 워낙 강하기 때문에, 굳이 동사를 변형시켜서 형용사처럼 쓰는 '분사'라는 복잡한 장치가 발달할 필요가 없었던 것입니다.


또한, 한국어에서는 피동사가 매우 발달해 있어서, 굳이 수동태라는 복잡한 형태 없이도 얼마든지 표현이 가능합니다. 한국어의 피동형 접사 (-이, -히, -리, -기)로 바로 피동형 상태를 표현할 수 있습니다.

한국어의 **'이, 히, 리, 기'**는 정말 마법 같은 접사입니다. 동사 뒤에 딱 한 글자만 붙였을 뿐인데, 문장의 주인공이 '하는 쪽'에서 **'당하는 쪽'**으로 180도 바뀌니까요.


이 4가지 접사가 각각 어떤 동사들과 어울리는지, 스페인어의 수동태 느낌과 비교하며 쉽게 설명해 드릴게요.


(1) '이' : 주로 모음이나 'ㅎ' 받침 뒤에

보다 → 보이다 (See → Be seen) 예: "멀리 산이 보인다." (산이 내 눈에 띄게 된 상태)

쓰다 → 쓰이다 (Write/Use → Be used) 예: "이 물건은 다용도로 쓰인다." (물건이 사용당하는 상태)


(2) '히' : 주로 'ㄱ, ㄷ, ㅂ' 받침 뒤에

닫다 → 닫히다 (Close → Be closed) 예: "바람 때문에 문이 닫혔다." (스페인어의 La puerta fue cerrada와 유사)

잡다 → 잡히다 (Catch → Be caught) 예: "도둑이 경찰에게 잡혔다." (도둑이 체포당한 상태)


(3) '리' : 주로 'ㄹ' 받침이나 'ㄷ' 불규칙 동사 뒤에

밀다 → 밀리다 (Push → Be pushed) 예: "사람들에게 밀려서 넘어졌다." (본의 아니게 떠밀린 상황)

듣다 → 들리다 (Hear → Be heard) 예: "이상한 소리가 들린다." (내 귀에 소리가 들어온 상태)


(4) '기' : 주로 'ㄴ, ㅁ, ㅅ, ㅊ' 받침 뒤에

끊다 → 끊기다 (Cut/Disconnect → Be disconnected) 예: "갑자기 전화가 끊겼다." (연결이 강제로 해제된 상태)

쫓다 → 쫓기다 (Chase → Be chased) 예: "시간에 쫓기며 살고 있다." (시간이라는 존재에게 압박받는 상태)


또한, 한국어의 형용사는 압도적인 풍부함이 특징입니다. 한국어는 감각이나 상태를 묘사하는 형용사 어휘가 세계적으로도 손꼽히게 풍부합니다. 특히 색채어의태어에서 그 차이가 극명하죠.

image.png


하지만, 스페인어는 전적으로 "동사 중심의 언어"입니다.

동사 중심의 언어이기 때문에 형용사가 모자란 자리를 '동사의 변신인 과거분사"를 대신하게 됩니다.

고로, 한국어가 매우 감각적, 어휘적이라면, 스페인어는 매우 논리적, 구조적 (마치 조립하는 듯한 문법)인 언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스페인어 학습자들에게 과거분사(Participio)' 마치 마법의 열쇠와 같습니다. 한 번 제대로 익혀두면 완료 시제, 수동태, 형용사적 표현까지 스페인어의 문장력을 비약적으로 넓혀주기 때문이죠.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과거분사를 에세이처럼 쉽고 친절하게 풀어 드릴게요.

image.png

1. 과거분사, 어떻게 만드나요?

과거분사를 만드는 법은 아주 단순합니다. 동사의 꼬리(어미)만 살짝 바꿔주면 끝이죠.

-ar 동사: 어미를 떼고 -ado를 붙입니다. (예: Hablar → Hablado)

-er / -ir 동사: 어미를 떼고 -ido를 붙입니다. (예: Comer → Comido, Vivir → Vivido)


물론 *Abrir(Abierto)*나 *Escribir(Escrito)*처럼 제멋대로 변하는 불규칙 동사들도 있지만, 기본 틀은 이 '아도(-ado)'와 '이도(-ido)'의 리듬만 기억하면 됩니다.

image.png



2. 과거분사의 화려한 변신 (주요 용도)

과거분사는 문장에서 크게 세 가지 역할을 수행합니다.


① 완료 시제 (Haber + 과거분사)

"~했다"라는 경험이나 완료를 나타낼 때 사용합니다.

이때 과거분사는 형태가 변하지 않는 '딱딱한' 상태를 유지합니다.


② 수동태 (Ser + 과거분사)

"~해지다", "~당하다"라는 의미를 전달합니다. 주인공이 행동을 하는 게 아니라 받을 때 사용하죠. 이때부터 과거분사는 주어의 성별과 수에 맞춰 성수 일치를 해줘야 합니다.

La carta fue escrita por Juan. (그 편지는 후안에 의해 쓰였다.)

Los edificios fueron construidos en 1990. (그 건물들은 1990년에 지어졌다.)


③ 상태의 형용사 (Estar + 과거분사)

이미 완료된 동작의 '결과'나 '상태'를 묘사할 때 씁니다. 길을 가다 문이 닫혀 있는 것을 봤을 때처럼, 지금 눈앞에 보이는 상태를 말하죠. 역시 성수 일치가 필수입니다.

La puerta está cerrada. (문이 닫혀 있다. - cerrar 동사의 분사)

Mis amigos están cansados. (내 친구들은 피곤한 상태이다. - cansar 동사의 분사)


<불규칙 과거분사들>

image.png

너무 복잡한 얘기였나요?

영어의 be동사 + PP 문법과 동일한 규칙입니다.

과거분사가 과거에 일어난 사건을 묘사하기도 하지만, 형용사로서의 기능도 엄청나다는 점, 이게 영어나 스페인어가 한국어와 비교했을 때 가장 큰 차이점이라는 점 정도만 알아두시면 됩니다.

image.png



스페인어


한국어




Brunch Book월요일 연재


연재 오십 이후, 심심할땐 스페인요리책




14스페인의 양념장, 마리나도 (Marinado)


15스페인 핏빛칵테일, 상그리아(Sangria)


16스페인식 곶감, 또마떼 데 꼴가르


17스페인어의 과거분사


1818화가 곧 발행될 예정입니다.2026년 03월 30일 월요일 발행 예정




전체 목차 보기



은수자 작가의

이전 16화스페인어로 색과 과일 말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