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이에서 카이로로
섣달 그믐날 밤 지나고
정월 초하루 또 돌아오듯
아침에 눈 떠보니
라마단 첫 날이었다
지하철을 타고 부르즈 칼리파 역
두바이 몰로 향했다
두바이 날씨는 어딘가
태국 방콕과 닮아 있었고
지하철 안 풍경은 여기가
인도인지 필리핀인지 아니면
파키스탄인지
2017년 라마단 첫날
카이로행 비행기는 긴급환자 발생으로
착륙 3분을 남겨둔 채 다시 공중을
20여분 동안 빙빙 돌아
멀미에 잠시 시달렸는데
간신히 도착한
카이로 국제 공항 제 2 터미널은
돗데기시장처럼 북적댔다
그날 밤, 카이로
밤 하늘에는 초승달 하나 덩그러니
걸려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