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만히 드러누워 뒤적거려 본다
반나절 꼼짝 않고 뒤척거려 본다
앞 뒤 없이 뒤섞여 있던 내 기억
하나씩 열었다 닫았다 반복한다
오래 닫아 둔 책상 서랍을 열 듯
한편으로, 낯 설고 반가운 재회
트럼펫보다는 피아노를 피아노
보다는 클래식 기타를 배워둘걸
연필 데생보다 수채화를 수채화
중에도 투명 수채화를 배워둘걸
후회와 아쉬움 밀물로 또 썰물로
한 번에 몰리었다 쓸리었다 한다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았던 날들
공연히 생각났다 말았다가 한다
걸레를 빨아 먼지를 닦아 내듯이
가끔은 기억도 닦아 주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