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같이 들여다보는
거울 속 내가 전부가 아니듯
낮과 밤만이 내가 아는 모든 건 아니야
어두움 가장 짙을 때 눈을 떠
하루를 시작하던 때가 있었다
괘종 소리 알람 울리기 몇 분 전
내 의식은 어렴풋 깨어 있었다
한밤에서 갈라져 나온 틈으로 빛이
조금씩 새어 나오기 시작했다
삼십 촉 알전구 덩그러니 켜지면
주섬주섬 양말을 찾아신었다
풀벌레 우는 길섶에선 아침
한기로 발목이 축축하니 젖었다
이열로 줄을 맞춰 달리기 시작할 때
마을 첫 닭이 소리 내어 울었다
나풀대는 앞사람 정수리에서
땀내가 희미하게 피어올랐다
마지막 오르막을 돌아 나와
다시 내리막을 달려야 했다
마지막 이백 미터는
기관차처럼 달려야 했다
심장은 이내 폭발할 듯싶었지만
허벅지엔 불끈 힘이 들어갔다
두 팔을 헤엄치듯 휘저은 후
달리기를 겨우 멈추었을 때에야
아침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 새벽을 기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