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머리 몇 개 더 느는 일 뭐 대수로우랴만
더운 오후 지내고 텅 빈 내 방으로 돌아와
찬 샤워를 마친 후 거울 들여다보았을 때
이제 영영 돌아가는 길 사라진 듯싶었다
그 봄 잠시 피었던 꽃들 화려하게 보여도
처연히 시들어 여기저기 바닥 뒹굴었듯
여름 오후 길어도 해 저무는 시간은 짧아
열린 창을 통해 밤은 금세 방으로 들었다
오래전 길을 떠나서 다시 돌아갈 길 잊고
매일 밤 잠 못 들어 뒤척이는 나그네처럼
짧은 그 여름밤 영영 끝날 듯싶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