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창 앞에 우두커니 앉아 행길 위에
비 내리는 걸 보고 있으면 마음 한구석
오래 묵은 먼지들 씻겨 나가는 것 같다
훌쩍 벗기워진 그 먼지, 바람에 떠돌다
산을 넘고 강을 지나 바다도 훌쩍 건너
일 년 내내 비 내리지 않는 사막 어디쯤
또 그 사막 바위틈에도, 남몰래 내리어
하루 종일 햇빛 쬐고 바람소리 듣다가
뒤따라 온 꽃씨 하나 반갑다고 말 붙여
아침저녁 물을 대는 수고로움도 없이
불볕더위에 시치미 떼고 기죽지 않고
붉은색 노란색, 보라색으로 빛 화려한
한송이 꽃을 피워낼지도 모를 일이다
지나간 날 생각하면, 소중한 것이지만
아직 오지 않은 시간이 더 아름다운 것
이미 지나가버린 것이 아니라 아직 채
오지 않은 것 가장 아름다운 것이라고
가장 아름다운 건 가장 나중에 온다고
칠월 더위에 비 한 방울 내리지 않아도
사막이 마르지 않고 아름다울 수 있는
그 이유라고 사막이 늘 푸른 이유라고
밤마다 늘 생각해 볼지도 모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