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그다드에서, 쓴 엽서

by 오스만


아랍어 간판들 빼곡한 골목길 빠져나와

원형 로터리를 돌면 알리바바의 도둑들

옹기종기 숨어있는 마흔개 항아리 속에

기름 들이붇는 모르지아나 동상이 있고

티그리스 강 너머엔 하루종일 불기둥만

날름거리는 정유회사 굴뚝이 보이었다

문자를 발명하고 바퀴를 발명하고 돌탑

하늘에 닿기위해 쌓았던 사람들 제각기

어디로 가버리고 빌론 강가에서 고향

시온을 향해 절규했던 히브리 사람 모두

어딘가 사라지고 천 하룻밤 동안 은밀히

왕을 향해 소곤거렸을 왕비 '샤흐라자드'

그 숨결까지 연기마냥 사그라든 그 자리

"하나님은 위대하다" 쓰인 이국 깃발과

우뚝 선 대추야자 나무들, 바람에 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