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가방

by 오스만


창을 모두 닫아 두었지만

검은색 체크무늬 여행가방은

먼지만 뒤집어썼구나


눈이 내리던, 비가 내리던

돌부리에 긁혀 덜덜덜 상처 난

바퀴 불평 한 번 않았던 너는


이제 네 나이만큼 낡고

홀쭉해진 배를 하고는 기억 속

불룩했던 몸 느리게 구르던 날


구석에서

나처럼

회상하며 버티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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