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침

by 오스만


길었던 하루 수업 모두 끝나고

아침에 낑낑 들고 온 두 번째

도시락 뚜껑 채 열기도 전에

한두 시간 붕 뜬 오후 자습시간,

해 지려면 아직 시간 남았고

담임선생 종례시간만 가까운

그 시간 잠깐 졸음 들이닥쳐

책상 위에 넙죽 엎드려 잠들다

거쳐가는 짧은 꿈일지도 몰라

교정에 핀 목련꽃 울타리 밖

성당에선 저녁 종소리 울리고

운동장에 슬슬 노을 지려 할 걸

어쩜 그 꿈꾸는 동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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