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호등이 바뀌기를 기다리는 동안
바람은 자꾸 목을 따라 파고들었다
펭귄 같은 걸음으로 행길 건넜을 때
지하철 가는 길엔 국물 냄새가 났다
얇은 겹 비닐막 열고 들어가 뜨거운
어묵 국물, 눈치도 없이 후후 마셨다
적당히 구워져 온기가 눈으로 오는
너를 대체 무엇이라 불러야 하나
한 입 베어 무는 동안 불판 뒤집던
아저씨 금세 또 몇 마리 쏟아 내었다
막차시간도 이제 얼마 안 남은 시각,
한 손에 든 국물만 후후 불어 마시다
반죽 붓던 아저씨와 어쩌다 눈이라도
한 번쯤 마주치면,
지나는 바람에 얇은 비닐 한 귀퉁이만
우산처럼 이리저리 들썩거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