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에는, 이유가 있다
by
오스만
Oct 23. 2020
내 가난은 자명하다
집안 구석구석에 있는
책상이며 장식장이며
서랍이 달린 무엇이든
바닥에 멀뚱히 서 있는
그걸, 슬쩍 열기라도 하면
언제쯤 돈으로 바꾸어 왔을
누군가 웃으며 던져 놓았던
가지가지 잡동사니들
당장 버려도 이유 없는 것들
문득 쓰임새는 망각되고
먼지만 풀풀 뒤집어쓴 것들
용수철마냥 퉁퉁 튀어 오른다
내 오래된 가난이 이렇듯
밑도 끝도 없는 초여름 날
장마처럼 이어
져
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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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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