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비 내리는 날엔
시외버스 터미널 들러
완행버스 시간표 확인하고
한두 시간쯤 서성거리다
버스 출발할 때야 겨우
긴장 풀려 스르륵 잠들겠지
왼편으로 바다를 달리던 버스
한밤 수족관처럼 고요해도
거품 같은 빗소리 자꾸 들리고
그 소리에 꾸벅꾸벅 졸다보면
버스는 코린트 운하도 지나서
주황색 물감 물결치는 오렌지 밭
한가운데, 가로지르고 있을 거다
하얀 꽃 진즉에 떨어진 그 자리
오렌지는 바람에 부풀어 오르고
나플리오 바다는, 내가 오던 말든
하루 종일 비만 맞고 있을 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