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를 하고도 두어 달쯤 지나
불현듯 생각이 난 무언가를 찾아
하나 둘, 뒤적거리다 보면
뒤죽박죽 섞인 내 기억처럼
잡동사니들은 웅크리고 있었다
한 알 먹고 약상자 그대로 닫아
어디엔가 던져두었다 잊었던,
뚜껑을 아예 따지도 않은 연고들
이미 오래전 그 유통기한도
몇 해나 훌쩍 지나 있었다
약국에서 셈 치르며 약값과
그 제조일 확인했을 때,
남은 기한 언제 올까도 생각해 보았으나
그 시간 이미 한참을 지나 있었고,
처음 찾으려 했던 그 물건이 뭐였던가
까맣게 잊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