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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스만 Jun 15. 2021

쉬운 게, 없구나


오는 칠월 중순 경, 인천 가는 항공권을 발권했다.


 새로 발권을 한 건 아니고, 작년에 이미 사둔걸 얼마간 돈 더 내고 새로 확정을 했다.  문제는 입국 후 '자가격리'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하필 여름 성수기가 겹쳐 숙소 비용도 '따블'이 되었다.  관광객도 아닌데 왜 이러는 건지.  며칠을 궁싯거리다 해외 입국자 중 백신 접종 완료한 경우, 직계가족 방문이 목적이라면, 자가격리 면제를 시행한다는 정보를 접했다.


"그래.  이거 딱 좋네.  백신 놔주는 데 어디 없나?"


구글링을 한참 해 보니, 몇 개 국가가 비 거주 외국인 대상으로 백신 접종 계획이 있거나 이미 시행 중이라 했다.


우선, 발칸반도 '세르비아'는 지난 4월에 안 하는 걸로 이미 결정이 났다 해서 탈락.


인도양 몰디브는 아직 계획만 하고 있다 해서 또 탈락.


이탈리아 반도 '산 마리노'는 현재 외국인 대상 접종을 시행 중인데, 이게 좀 복잡했다.  


산 마리노에 국제공항이 없어 '피렌체'나 '로마'로 입국을 해야 하는데, 볼료나를 거쳐 기차나 버스를 타고 한참을 가야 했다.  게다가 백신이 러시아제 '스푸트닠 브이'인데, 아직 국내 승인을 못 받은 백신이라 접종 의미가 없고, 최초 접종 3주 후에 2차 접종을 해야 해서 또 왔다 갔다.. 아무튼 탈락.


"한 번에 접종을 딱 하고 끝내는 게 아니면 안 되겠는걸.."


그런데 마침 그런 게 하나 있었다.  '얀센 백신'이라는 건데, 접종 후 2주가 지나면 면역이 생기는 기전인 데다 국내에서도 접종으로 인정.


더군다나 미국 알래스카 주에서 비거주 외국인 방문자 대상으로 해당 백신 무료접종을 이미 시행 중이었다.


"미국 까지만 가면 백신 접종이 해결되구나"


그런데, 미국 코로나 입국 정책은 환승 포함 유럽을 경유하는 항공기, 자국민 이외 미국 입국을 막고 있었다.


  작년 삼월에 이미 '도널드 트럼프'가 대통령령을 발령해 버렸다고.  방법은 이스탄불, 도하, 두바이 등 중동계 항공사를 이용해야 하는 건데 왔다 갔다 하는데 근 흘이 거렸다.  


"아무튼 그래 뭐 미국.  가기만 하면 되는 거니까, 가서 백신만 맞으면 국내 자가격리 면제니까, 가서 맞고 와야겠어."


드디어 결정을 내리고 미국 입국을 위 '이스타 비자' 신청을 진행하던 중, 맨 마지막 문항 하나를 누르자 '발급 불가' 메시지가 화면에 떴다.


- 2011년 3월 이후 이란, 리비아, 이라크, 시리아... 북한 방문한 사람은 승인이 안됩니다.


어제. 오늘, 내내 이것만 들여다보고 있었는데, 그래 안 가는 걸로.  백신 맞으러 안 가는 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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