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부터 무가지들이 하나 둘 사라졌다. 200 로드 베이글 가게나 서점 계산대 앞자리를 차지하고 있던 무가지들. 인터넷 시대에 어쩜 당연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기억에 무가지는 월별로 카이로 내 액티비티나 외국인들을 위한 음식점 탐방 등을 다루었다. 드문드문 중간에 광고가 실렸는데, 그중 내 눈길을 끄는 광고가 하나 있었다.
미도
우리는 모든 것을 삽니다.
010 ×××××××
카이로 생활을 정리하게 되어 그 광고가 불현듯 생각이 났다. 잡동사니를 치워야 할 시간이 된 것이다. 예전 서점이나 베이글 가게 등에 들러 보았지만 광고가 실렸던 그 무가지를 찾을 수 없었다. 직원이 더는 간행하지 않는다 했다.
그러던 한날, 아메리칸 컬리지 가는 길 골목 앞 나무에서 종이 한 장이 바람에 나풀거렸다.
미도
우리는 모든 것을 삽니다.
010 ×××××××
잡지에 실렸던 그 문구. 글자 하나 바뀌지 않았다. 전화번호를 얼른 저장해 메신저로 연락을 보냈다.
"당신이 모든 것을 사준다 들었는데, 사실인가요?"
전송 버턴을 누르자 금세 읽음 표시로 색이 바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