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1 터미널에서 직통열차를 탔다. 에어컨이 너무 강해선지 한기가 왔다. 서울역 까지는 50분도 걸리지 않았다.
짐가방 때문에 택시를 잡아야 했다. 역 뒤편으로 나와 커피 한잔을 뽑았다. 몇 모금 마신 후 어플을 뒤적거렸다. 밤이 깔리는 시간. 여름밤은 늦게도 찾아왔다.
순식간에 내 앞에 무리가 섰다. 남. 녀 스무 명 남짓. 어디서 저녁밥을 먹고는 이리 모였겠지. 얼굴도 붉게 물들어 있다. 행선지 입력에 방해가 될 만큼 시끌벅적했다. 개중 나이 든 이가 파이팅을 외쳤다. 그리고 또 웃고 떠들었다.
커피잔 바닥이 보였다. 짐가방을 주섬주섬 챙겼다. 택시를 타러 장소를 옮길 시간이다. 모여있던 무리가 서울역 안으로 우르르 사라졌다. 공간이 텅 비었다.
살다 보면 언젠가 알 것이다. 함께 밥 먹고 술 마시고 떠들던 당신들. 금세 흩어져 10년, 20년 연락 없이 지낼 것이다. 공항에서 내 옆을 지나쳤던 이들과 나. 서로 기억하지 못하듯. 당신들 또한 서로 잊혀 갈 것이다.
택시가 도착했다는 메시지가 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