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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스만 Nov 12. 2024

대화


이 오랜 부부는 각자 전화기가 있지만,

두 사람이 하는 통화란 거의 없다.


통화가 좀처럼 없다 보니 이따금씩, 상대방

전화번호를 떠올리는 일도 힘겹다.


나마 서로 주고받는 메시지 내용도 대개

단답형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루가 저물고 잠자리에 들기 전에,

남편은 아내를 불러 한쪽 팔을 슬며시 내어준다.


"오늘 하루 어땠어?  별일 없었지?"


편 목소리에는 다정함이 묻어있다.

아내는 그 물음에 얼굴을 남편 쪽으로 돌린다.


아내는 한동안 소곤거리고, 남편은 키득거린다.

그러다 보면, 밤이 깊어가고 잠은 점점 몰려온다.

대화가 끝나면, 하루가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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