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 몇 번인가
화물열차만 지나다니는
그 철길을 따라,
아침마다 고무호스로
물을 대는 이집션들이 있었다
해마다 크리스마스가 돌아오기
한 달 전부터 그 철길 앞에
포인세티아 붉은 화분들이
줄을 맞추어 놓였다
주머니에 손을 넣어 만지작만지작
손에 잡히는 몇천 원을 꺼내어
내밀면 화분 하나를 얻어
집으로 돌아오곤 했다
햇빛이 잘 드는 피아노 위에 두고
물은 가끔씩, 잊지 않아야 해
붉은 것은 꽃이 아니라, 잎이라고
초록이 붉게 바뀌는 거라고
그러다 보면, 크리스마스는
이정표처럼 잠시 보였다가
이내 사라져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