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tales of once upon a time
"아주 오래전부터 전승되어 오는 이야기 속 심판의 날은 이러하다."
개들과 술객들과 행음자들과 살인자들과 우상 숭배자들과 및 거짓말을 좋아하며 지어내는 자마다 성밖에 있으리라
요한계시록 22:15
스스로를 메시아라 칭하는 이가 세상에 홀연히 나타나 여러가지 이적을 나타내어 보이므로 그를 메시아로 여겨 따르는 무리가 세계 각처에서 구름처럼 모여 들고 자칭 메시아는 세상을 비바람처럼 돌아 단 40일 만에 세상을 굴복 시키는데 사람들은 그를 '닷잘'이라고 부른다.
세상을 정복한 닷잘이 유일하게 접근하지 못하는 도시가 지상에 두 곳 있는데 그 두 도시는 사우디 아라비아의 성지인 '메카'와 '마디나'다. 닷잘은 하나님의 천사들이 지키고 있는 마디나에 들어 가지 못한 채 마디나 인근의 '주루프'에 사람들을 모아 마디나 함락을 도모하게 되는데 이 때 하나님이 진실한 메시아를 예정대로 세상에 보내어 닷잘과 대적하게 하신다.
그를 사람들은 '이사(알마시흐 이사 븐 마리얌)' 즉 '마리아의 아들인 메시아 예수'라고 부른다. 예수는 주루프에서 마디나를 노리는 닷잘을 막기 위해 시리아 다마스커스 '알하라마인' 모스크 첨탑으로 내려 와 팔레스타인에 입성하는 닷잘을 기다린 후 닷잘에게 하나님의 처분을 전하고 그 자리에서 닷잘은 소금기둥처럼 얼어 붙어 예수에게 소멸된다.
예수는 이슬람의 마지막 이맘인 '알마흐디'와 더불어 세상을 5년간 통치한 뒤 사도 '무함마드(쌀랄라후 알라이후 와 쌀람)'의 무덤인 '앗나바위' 모스크에 조용히 안장된다. 이후 5만년 동안 죽은자가 부활하여 산자와 함께 하나님의 심판을 받는데 예언자 무함마드 (쌀랄라후 알라이후 쌀람)가 인간들을 변론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이것이 오래된 이슬람의 종말론이다.
예언자의 무덤인 '앗나바위' 모스크에서 차를 타고 50여분 달리면 '정령들의 계곡'을 지나 '주루프 (جرف)'를 만나게 된다. 가는 길에는 오르막으로 물이 흘러 내려가는 '마그네틱 도로 (일명 도깨비 도로)'도 만날 수 있다.
기암괴석으로 둘러싸인 큰 평지에는 사람들이 주말을 맞아 여기저기 캠핑을 하고 있었다. 가는 길 여기저기 아이스크림을 판매하는 차량들이 드문드문 눈에 띄었고 4륜 바이크를 타고 달리는 젊은 신세대들의 모습도 드물지 않았다.
세상 언제가 될지 모르는 그 날에 이르러 이 곳 주르프의 가장 높은 산 위에서 성지 마디나를 바라보는 닷잘과 그를 따르는 무리들이 이 계곡을 가득 메울 것이라는 아주 오래된 전승을 이들은 아직도 굳게 믿고 있을까?
히잡을 벗어 던지고 4륜 바이크를 이리저리 운전하고 있는 소녀 하나가 신기해 한동안 눈길을 떼지 못했다.